• 한국문화사
  • 10권 자연과 정성의 산물, 우리 음식
  • 제2장 국가 의례의 음식
  • 3. 왕과 왕비가 혼인하다
  • 면협상과 대·소선상
임혜련

면협상(面挾床)은 연상의 맞은편에 자리하며, 아홉 종류의 음식이 차렸다. 면협상에는 채소(菜蔬) 두 종류와 중포절(中脯折)·대전복(大全鰒)·숙전복(熟全鰒)·계아(鷄兒)·계란(鷄卵)·압자(鴨子)·장후각(獐後脚)·중생선(中生鮮)을 올렸다.

확대보기
전복찜
전복찜
팝업창 닫기

그중에서 중포절은 중간 정도의 고기를 말린 일종의 육포로 보인다. 대전복과 숙전복은 전복을 올린 것으로 대전복은 꽃 형태로 모양을 내어서 올렸으며, 숙전복을 전복을 쪄서 올렸다. 계아와 계란·압자는 모두 건남(乾南·肝南)인데, 이는 찜류를 뜻하며 혼례에서의 건남류는 통째 쪄낸다. 계아는 병아리보다 약간 큰 어린 닭찜, 계란은 달걀찜, 압자는 오리찜을 말한다. 장후각과 중생선은 전어육(煎魚肉)에 해당하는 것으로 소금·참기름을 발라 재워 두었다가 녹두가루를 묻혀 참기름에 지져낸 음식이다. 장후각은 노루의 뒷다리를 이용했으며, 중생선은 생선을 재료로 하였다.96)이상의 내용은 김상보, 앞의 책, 2000, 267∼268쪽 및 앞의 책, 2003, 117∼119쪽 참고.

대선상과 소선상은 동뢰연과상·면협상과 함께 교배석 위쪽에 자리하였다. 대선상과 소선상은 동뢰를 마친 후에 백관들의 하례를 받고, 음복할 때 술과 함께 올렸던 것으로 보인다. 대개 조선시대의 연회에서 왕 이하 참석자들은 술과 안주를 함께 나누어 마신다. 안주로 처음에는 탕을 올리는데, 먹는 동안에 풍악이 울린다. 탕과 함께 작(爵)을 왕에게 올리고, 또한 백관들에게도 탕과 작이 내려진다. 이렇게 술이 순배를 돈 후에는 소선을 준비하여 올린다. 그 다음에는 대선을 올리는데, 대선을 올리면 풍악이 울린다.97)『국조속오례의』 권2, 가례, 진연의(進宴儀). 소선과 대선은 따뜻한 음식이기 때문에 미리 차려 놓는 것이 아니라 먹기 직전에 제공되었다.

순조와 순원 왕후의 혼례 때에 차린 대선상에는 저(猪)·후우각(牛後脚)·압자(鴨子)를 올렸으며, 소선상에는 양(羊)·우전각(牛前脚)·압자를 올렸다. 이는 각기 돼지(저), 볼기가 붙은 소의 뒷다리(우후각), 오리(압자), 양, 갈비를 합한 소의 앞다리(우전각)로 모두 삶은 수육으로 올렸다.98)면협상·대선상·소선상의 음식은 『순조순원후가례도감의궤』, 일방의궤, 내자시조 참고. 이때 소의 앞다리와 뒷다리는 재복(財福)을 다리에 싣고 오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개요
팝업창 닫기
책목차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페이지상단이동 오류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