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0권 자연과 정성의 산물, 우리 음식
  • 제2장 국가 의례의 음식
  • 4. 이웃 국가의 사신을 대접하다
  • 잔치에 올린 음식과 술안주
임혜련

상마연과 하마연 등 사신을 접대하는 잔치에는 우협상(右挾床), 주상(主床), 좌협상(左挾床), 면협상(面俠床), 대선(大膳), 소선(小膳)과 미수(味數)가 차려졌다. 그중에서 주상, 우협상, 좌협상, 면협상의 음식은 가례에서와 마찬가지로 장식을 위한 상이었다. 주상, 우협상, 좌협상에 올린 음식은 과실류, 약과, 중박계, 마조류, 미자아류, 망구소류, 다식, 전단병, 운빙 등의 아홉 종류로 과일을 제외한 여덟 종은 모두 유밀과이다. 유밀과에는 밀가루가 사용되기도 하는데, 조선시대에는 밀가루가 매우 귀한 식재료였다. 그렇지만 국가의 의례에는 귀한 밀가루를 사용하여 만든 과자류로 잔칫상을 아름답게 꾸몄던 것이다. 면협상에 올린 음식은 어육류, 건남류, 전어육류이다. 해물로는 전복·문어·생합·중생선·해삼, 육류로는 노루·편포·양간, 조류로는 꿩·닭·압자·소작·계란이 쓰였으며, 나물(菜)로는 산삼이 차려졌다.

잔치에 차린 술안주는 주로 지져낸 떡인 병류(餠), 유밀과와 과일, 음청류로 수정과로 매우 다양하였다. 특히 중국 사신들은 산삼을 좋아했던 것 같다. 그래서 산삼을 넣어 지져낸 산삼병, 산삼에 겨자를 뿌려서 먹는 산삼채가 술안주에 자주 등장한다.

사신이 머무르는 동안 열리는 여러 번의 연회에는 앞의 술안주 이외에도 각기 다양한 음식들을 차렸다. 꿩, 돼지고기, 생선, 돼지 다리를 이용한 구이 요리(炙)는 자주 등장하는 안주였다. 또한 국수와 탕도 차렸는데, 닭을 이용한 계탕, 생선탕 등을 올렸다. 그리고 만두가 안주로 등장하는데, 돼지 고기를 소로 넣은 만두였다.

확대보기
맥적
맥적
팝업창 닫기

술안주는 잔치에서 술을 몇 번 올리는가에 따라서 올리는 상의 수가 달라진다. 구작(九酌)을 아홉 번 올리게 되면 미수도 아홉 번 올린다. 미수와 함께 소선과 대선도 차렸는데, 잔치의 규모에 따라 달랐다. 규모가 가장 큰 상마연과 하마연에서는 소선으로 소갈비, 양, 오리를 사용하고, 대선으로 소의 다리, 돼지, 오리를 썼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익일연과 전연에서는 소선으로 돼지 갈비와 양, 오리를 사용하고 대선으로 돼지 다리와 돼지, 오리를 쓰는 것이 달랐다.110)『영접도감연향색의궤(迎接都監宴享色儀軌)』 사축서소장(司畜署所掌) 奎14579.

개요
팝업창 닫기
책목차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페이지상단이동 오류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