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2권 역사 속 외교 선물과 명품의 세계
  • 제3장 우리 옷감과 염료의 멋과 아름다움
  • 2. 옷감의 멋과 아름다움
  • 우리 옷감의 종류
  • 견직물
김병인

견직물은 집누에(家蠶) 또는 산누에(野蠶)의 고치(蠶繭)에서 풀어낸 실로 제직한 직물이다. 산누에를 양잠한 것이 집누에이다. 양잠(養蠶)은 중국 전설 속에 나오는 황제(黃帝)와 그 왕비 서릉씨(西陵氏)가 시작하였다고 한 다.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의 양잠과 견직물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기자가 백성에게 양잠 직조를 가르쳤다.”는 기록으로 알려져 있다.155)『한서』 권28, 지리지, 연. 이로써 우리나라에서 3000여 년 전부터 누에를 치기 시작하였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후 삼한시대와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역대 임금이 잠업을 장려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1411년(태종 11) 후비친잠(后妃親蠶)의 예법을 제정하여 역대 왕후가 궁중에서 누에를 치게 하였다. 그리고 양잠과 관련된 서적도 많이 간행되었는데, 『농잠서(農蠶書)』, 『잠서언해(蠶書諺解)』, 『잠상집요(蠶桑輯要)』, 『잠상촬요(蠶桑撮要)』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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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어제잠직도(肅宗御製蠶織圖)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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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잠례 기념사진
친잠례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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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헌 기록과 유품을 종합해 볼 때 우리나라에서 제직한 견직물은 주(紬)·사(紗)·나(羅)·능(綾)·금(錦)·단(緞)·곡(穀)·겸(縑)·시(絁)·초(綃) 등과 각종 천연 염료로 침염(浸染)된 직물, 힐염(纈染)된 문양 직물인 납힐·교힐·협힐, 그림이 그려진 회(繪) 등이 일반적인 종류였으며, 백(帛)·견(絹·絹布)·수(繡)·금니(金泥) 등 견직물과 관계된 종류도 다양하였다. 이들 견직물 가운데 오늘날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은 주·사·나·능·단·금 등이다. 이 가운데 주만이 명주로 명명되어 재래의 베틀, 즉 수 직기로 극소량이 제직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현대화된 직기로 대량 생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었던 주의 종류는 매우 많았는데, 신라시대에는 조하주(朝霞紬)와 어아주(魚牙紬)가, 고려시대에는 면주(綿紬)가 공물(貢物)로 이용되었다. 조선시대 주에 관한 것은 서유구(徐有榘, 1764∼1845)의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 “관서(關西) 지역에서 생산된 것이 아주 곱고, 영변과 성천 등지에는 합사주가 나오는데 광택이 좋고 단단하고 두꺼워 아주 좋다. …… 호남 나주의 후주(厚紬)는 값이 보통 것의 배가 되었다.”는 기록이 참조된다. 이렇게 많던 주 가운데 오늘날에는 다만 명주로 명명된 한 종만이 재래식 베틀과 자동 직기로 제직되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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