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8권 불교 미술, 상징과 영원의 세계
  • 제1장 사찰의 공간 구성과 석조물의 상징
  • 4. 가람 배치와 석조물의 의의
박경식

사찰은 불교의 교주인 석가모니를 모시고 예배와 교화(敎化)를 행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건설 단계부터 각종 건물은 일정한 축선에 따라 배치되는 계획성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찰의 중심을 이루었던 것은 불상을 봉안한 당(堂)과 탑이었다. 하여 아무리 건물이 많은 사찰이라 하더라도 당과 탑의 관계 속에서 살펴보면 무질서한 배치가 아니라 이미 계획된 축선을 중심으로 각각의 건물이 건립되었음을 간파할 수 있다. 아울러 사찰 내에 건립한 각각의 전각은 그저 단순한 예배의 기능보다는 내부에 모신 불상 또는 보살에 따라 독립적인 기능을 지니고 있는 공간임을 알 수 있다.

사찰의 경내에 조성된 많은 유형의 석조물 역시 불교가 지닌 기능과 속성을 한층 승화시킨 조형물이었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통해 석탑은 석가모니의 사리를 봉안함으로써 부처님의 영원성을, 석등은 항시 진리의 불이 꺼지지 않고 세상을 밝게 비춘다는 상징을, 부도는 스님의 사리를 봉안해 선사의 가르침과 정신이 불변임을, 석비는 행적을 기록함으로써 영속성을 각각 상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이들 석조물의 표면에는 다양한 장엄이 가해져 시각적으로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이들이 지닌 상징 적인 면을 한층 부각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사찰에 조성된 석조물은 그 자체와 더불어 표면의 장엄을 통해 극락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줌으로써 포교와 교화라는 근본 목적에 누구나 쉽게 동화될 수 있었던 조형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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