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8권 불교 미술, 상징과 영원의 세계
  • 제3장 극락세계의 인식과 미술
  • 3. 극락의 조형
  • 그토록 아름다운 세계
정우택

그토록 염원하는 극락은 과연 어떠한 모습일까? 물론 극락이란 자체도 그러하지만 정경 역시 인간이 설정하여 꾸며 놓은 장엄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극락은 예토, 즉 현세보다는 좋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전제가 성립되며 상대적 개념인 지옥과는 극을 달리하여 표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극락의 정경을 묘사한 경전은 수없이 많지만 대표적인 정토 관련 경전인 『아미타경(阿彌陀經)』의 내용을 빌리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극락의 위치와 명칭에 관해서는 “여기에서 서쪽으로 십만억의 불토(佛土)를 지나면 극락이 있는데, 그곳에서 설법하고 계신 부처님을 아미타라고 한다. 그곳의 중생들은 아무런 고통이 없고 단지 수많은 즐거움만을 즐길 수 있어 극락이라 부르는 것이다.”라 하였다. 극락은 극락정토, 극락세계, 안양세계(安養世界), 안양정토, 안양국, 안락세계, 또는 서방정토, 서방세계 등으로 불리는데 그야말로 삼도고난(三途苦難)이란 말조차 없고 자연 쾌락의 소리만 있는, 모든 것이 편안하고 즐거운 곳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극락의 정경은 “극락국토는 미묘기려(微妙綺麗)하여 시방일체(十方一 切)의 불국토 가운데 가장 좋은 곳으로 칠보로 된 못이 있어 팔공덕수(八功德水)가 넘쳐 나며, 못의 바닥에는 순금 모래가 깔려 있고 못 주변 길은 금, 은, 유리 등으로 꾸며져 있다. 그 길 위에는 금, 은, 유리, 마노 등 각종의 보석으로 장식된 누각이 있다. 극락에는 항상 천락이 있고 땅은 황금이며 낮밤 6시에는 만다라 꽃이 비처럼 내린다.”라고 하여 최상의 수식어를 사용하여 장엄과 고귀함을 묘사하고 있다. 또한, “백 가지 맛의 음식이 넘쳐 나는데 먹고자 하는 생각만으로도 자연히 배가 부르고 각종의 아름다운 음악이 감돌며 끝없는 빛이 모든 곳을 비춘다.”고도 하였다.

극락세계의 교주인 아미타부처는 무량광(無量光), 무량수(無量壽) 양면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한량없는 빛으로 시방(十方)을 비추어 모든 장애를 제거하며, 극락의 모든 중생의 수명은 한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시각적으로 창안해 낸 극락은 과연 어떠한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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