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9권 그림에게 물은 사대부의 생활과 풍류
  • 제1장 예를 따르는 삶과 미술
  • 5. 옛사람에게 배우는 교훈
  • 평생도, 사대부의 한평생
조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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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도호연(初度弧宴)
초도호연(初度弧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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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유가(三日遊街)
삼일유가(三日遊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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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부가 추구하였던 삶의 목표는 도덕적인 인격을 완성하여 이를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것이었다. 이런 연유로 성리학자들은 어려서부터 품성을 다듬고 학문을 닦는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나이가 차면 과거를 치르고 관직에 몸담으면서 자신의 배움을 기초로 세상을 다스리는 데 일조하였다. 벼슬에서 물러나면 고향으로 내려와 후진을 양성하고 학문에 전념하였다. 이러한 사대부의 일생에서 기념이 될 만한 경사스러운 일들을 골라서 그린 것이 평생도(平生圖)이다. 보통 8폭의 병풍 형태로 제작되었는데 후대에는 10폭이나 12폭으로 그려지기도 하였다. 대개 돌잔치, 서당, 혼례, 회갑, 회혼, 은퇴 등의 평생 의례 장면과 과거 시험, 장원 급제, 관직 등의 벼슬살이로 이루어진다. 색동저고리를 입은 돌잡이가 가족들에 둘러싸여 돌상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백마를 탄 새신랑으로 혼사를 치르고, 장원 급 제하여 삼현육각(三絃六角)을 앞세우고 삼일유가(三日遊街)를 하고, 혼례복을 다시 입은 노부부가 회혼례(回婚禮)를 올리는 장면이 포함된다. 예를 따르고 법도에 맞는 몸가짐으로 한평생을 보내는 사대부의 일생이 한 채의 병풍 그림으로 펼쳐지는데,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처신에 기초하여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태평성대를 이루는 데 공헌하는 모습이다.

유교의 가르침에 의하면 사람을 대하고 세상일을 처리하는 데는 격식과 예법을 지키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질서가 잡히고, 이를 기초로 사회가 조화롭게 유지되는 실질적인 힘이 생겨나는 것이다. 소소하고 형식적인 작은 일에도 예를 따르는 가운데 조화롭고 평화로운 사대부의 생활이 이루어진다. 그 속에 여러 가지 조형물이 자리를 잡고 있어, 예를 따르는 삶이 아름답게 펼쳐졌고 우리나라의 독특한 사대부의 시각 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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