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22권 여행과 관광으로 본 근대
  • 제2장 상상의 틀, 여행의 수단
  • 2. 철도의 확충과 주요 역의 명승지
  • 금강산 전기 철도과 금강산 관광
성주현

끝으로 금강산 전기 철도의 금강산 관광이다. 금강산 전기 철도는 다른 철도와 달리 관광을 목적으로 부설 개통하였다. 금강산 탐승은 내금강과 외금강의 두 가지 탐승 코스가 있다. 내금강은 경원선 철원역에서 하차하여 금강산 전차로 갈아타고 창도역에서 내린 다음 자동차로 장안사(長安寺)까지 이동하였다.121)금강산 전기 철도는 이후 장안사 입구까지 연장되었다. 그리고 외금강은 경원선 원산역에서 하차하여 뱃길로 장전까지 이동하거나 자동차로 온정리까지 이동하여 관광하였다.122)松本武正·加藤松林, 『金剛山探勝案內』, 龜屋商店, 1926, 23∼24쪽. 참고로 금강산 탐승 일정을 보면 표 ‘금강산 탐승 일정’과 같다.

<표> 금강산 탐승 일정
탐승 일정 일차 주요 일정
내·외금강 순유 10일 여정 1일 경성(철도) → 철원(전차) → 창도(자동차) → 장안사
2일 장안사 → 명경대 → 영원암 → 망군대 → 장안사
3일 장안사 → 표훈사 → 만폭동 → 마하연 → 백운대 → 마하연
4일 마하연 → 비로봉 → 마하연
5일 마하연 → 내무재령 → 음선대 → 만경동 → 유점사
6일 유점사 → 백천교 → 송림사 → 12폭 → 송림사
7일 송림사 → 백천교 → (자동차) → 삼일포 → 해금강
8일 해금강 유람 → 온정리
9일 온정리 → 신계사 → 옥통동 → 구룡연 → 온정리
10일 온정리 → 한하계 → 만물상 → 온정리 → 장전 → 원산 → 경성
내·외금강 순유 6일 여정 1일 경성 → 원산 → 장전 → 해금강 유람 → 온정리
2일 온정리 → 구룡연 → 온정리
3일 온정리 → 만물상 → 신풍리 → 장안사
4일 장안사 → 명경대 → 표훈사 → 만폭동 → 마하연
5일 마하연 → 묘길상 → 비로봉 → 마하연 → 장안사
6일 장안사 → 창도 → 철원 → 경성
외금강 관광 3일 여정 1일 경성 → 원산 → 장전 → 해금강 유람 → 온정리
2일 온정리 → 구룡연 → 온정리
3일 온정리 → 만물산 → 온정리 → 장전 → 원산 → 경성(익일 새벽)
내금강 관광 3일 여정 1일 경성 → 철원 → 창도 → 장안사
2일 장안사 → 명경대 → 표훈사 → 마하연 → 장안사
✽小西榮三郞, 『朝鮮·滿洲·支那案內』, 聖山閣, 1930, 107∼109쪽.

금강산 관광은 경원선이 개통되자 대중화되기 시작하였다. 경원선의 부설은 1904년부터 시작되었지만 금강산과 가장 가까운 역인 세포역을 거 쳐 원산까지 개통된 것은 1914년에야 가능하였다. 이후 금강산은 탐승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인에게 가깝게 다가왔다. 이에 따라 금강산 관광은 개인보다는 단체를 구성하여 관광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초기에는 20∼30명 정도에 불과하였으나 점차 참가 인원도 늘어나 50명을 웃돌기도 하였다. 1917년 반도 시론사에서 주최한 금강산 탐승회(金剛山探勝會)는 다음과 같이 광고를 하면서 금강산 관광단을 모집하였다.

본사 주최에 관한 금강산 탐승회는 사실상 금강 개벽 이래에 초유한 승사(勝事)라. 종래로 각 신가(臣家), 유력자(有力者)가 기솔(騎率)을 함께하여 20∼30명의 일단으로 유람한 일은 혹 있으나 금회와 같이 유지신사(有志紳士)로 개인의 집단이 약 50명에 달함은 본사가 미거(美擧)의 효시됨을 득하였도다.123)「금강산 탐승회 기념호 예고」, 『반도 시론(半島時論)』 중앙 발전호, 1917. 6, 78쪽.

이 광고에 따르면 개개인을 모집하여 구성한 단체 관광단은 이때가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반도시론사가 모집하고 있는 금강산 탐승회의 규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본사에서 세계 명승 금강산의 추경(秋景)을 제군 안하(諸君眼下)에게 소개코자 금강산 탐승회를 발기함

1. 시기는 장하(長夏)의 임우(霖雨)가 초제(初霽)한 후 금강의 특색되는 풍악(楓嶽)의 제1경을 완상(玩賞)키 위하여 양력 9월 13일로 정함

1. 회원은 100명에 한함

1. 회비는 15원으로 함

1. 본회에 응모코자 하는 사람은 8월 회일(晦日) 이내로 신청서에 회비금 중 선금으로 첨부하여 본사로 보냄. 단 회비금 중 나머지 금액 13원은 9월 10일 이내에 지불하되 만약 신청 후 불참하는 경우에는 선송금 2원 준비에 대한 손해로 반환하지 않음

1. 집합은 9월 13일 상오 7시 이내에 본사로 내임함

1. 왕복은 10일로 함

1. 왕복 간 선차(船車) 노선과 여관 등 회원에게 지극히 편의를 제공함

1. 산회는 25일 오후 6시 남대문역에서 행함

1. 본사에서 본 회원에 대하여 특전으로 탐승회 기념 사진첩을 기증함124)「금강산 탐승회 규정」, 『반도 시론』 8월호, 1927. 8, 38쪽.

탐승회 규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금강산 관광은 단풍은 비록 물들지 않았지만 장마가 끝나는 시기인 9월 중순으로 정하고 있으며, 모집 인원은 100여 명, 기간은 10일, 교통은 철도와 배를 이용하고 있다. 오늘날에도 관광단을 모집하면 기념품을 답례하는 것이 흔하지만 당시에도 기념품으로 금강산 사진첩을 주고 있다. 탐승회의 관광 여정은 9월 16일 9시 30분 남대문역을 출발하여 오후 4시 45분 원산역에 도착, 이튿날 10시 원산항에서 기선을 타고 오후 장전항에 도착하여 신계사(神溪寺)를 관람한다. 3일째인 18일부터 본격적인 관광이 시작되는데, 이날은 만물상을, 19일에는 옥류동·구룡연·팔담사를, 20일에는 수고(稤庫)와 구숙령(拘宿嶺)을 경유하여 유점사(楡岾寺)를, 21일에는 효운동(曉雲洞)·은선장(隱仙場)·묘길상(妙吉祥)을, 22일에는 마하연(摩訶衍)·수미암(須彌菴)·만폭동(萬瀑洞)·표훈사(表訓寺)를, 23일에는 정양사(正陽寺)·장안사·영원동(靈源洞)을 각각 탐승하고, 24일 장전항을 떠나 밤늦게 원산에 도착한 후 25일 서울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이 일정은 표 ‘금강산 탐승 일정’의 내·외금강 순유 10일 여정과 상당히 차이가 나지만 나름대로 금강산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금강산 관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안내서도 활발하게 간행되었다. 그뿐 아니라 금강산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자 철도국에서는 1928년 9월부터 원산과 금강산을 왕래하는 탐승 버스를 운행하였다.125)「원산 금강간에 탐승 뻐스 경영」, 『동아일보』 1928년 7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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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산내 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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