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22권 여행과 관광으로 본 근대
  • 제2장 상상의 틀, 여행의 수단
  • 3. 탐승 관광과 관광 열차의 등장
  • 서울 근교 단풍 관광지, 소요산과 자재암
성주현

단풍 관광 열차는 금강산 외에도 서울 근교의 소요산과 자재암의 단풍 관광을 위해 편성되기도 하였다. 1921년에는 9월 15일부터 말일까지 경원선 소요산과 자재암 앞에 임시 정거장을 설치하고 임시 열차를 운행하였다.184)「자재암에 임시 열차 경원선 승객의 편의」, 『동아일보』 1921년 9월 21일자. 이듬해인 1922년에는 소요산 단풍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9월 15일부터 10월 말일까지 동두천과 전곡 사이에 임시 정거장을 설치하고 하루 2회 관풍 열차를 운행하였다. 그리고 남대문역·용산역·인천역에서 할인 왕복 승차권을 발매하였다.185)「관풍 열차 운전(觀楓列車運轉) 경원선 소요산에」, 『동아일보』 1922년 9월 9일자. 1932년에는 10월 1일부터 한 달 동안 일요일과 공휴일에 한하여 경성역을 오전 7시 48분, 10시 15분, 전곡역을 오후 4시 52분에 각각 출발하는 관광 열차를 편성하고 요금도 할인하였다.186)「소요산 열차 운전」, 『동아일보』 1932년 9월 30일자. 1933년에는 망월사(望月寺)와 소요산을 운행하는 임시 관광 열차를 운행한 바 있는데, 시간은 다음과 같다.

◇ 망월사행

1. 경성이나 용산에서 의정부 왕복 90전(어린이 반액)

1. 현장 입구에 정차하는 열차 : 987, 991, 989, 986, 988, 522, 992 열차

◇ 소요산행

1. 경성 용산이나 청량리에서 전곡 왕복. 전차(前車)는 1원 60전, 후차(後車)는 1원 40전(어린이는 반액)

1. 현장 입구에 정차하는 열차 : 978, 501, 989, 986, 988, 522 열차187)「망월사와 소요산 임시 열차장 개시」, 『동아일보』 1933년 8월 31일자. 1934년에는 경성역 발 오전 6시 40분과 8시 40분, 소요산역 발 오후 3시 2분과 오후 5시 40분 등 왕복 각각 2편씩 편성하였다(「초추 소요산행 여객 특별 열차 취급」, 『조선중앙일보』 1934년 9월 1일자).

망월사 단풍 탐승은 사찰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망월산을 안고 있는 도봉산도 좋은 탐승지였다. 이러한 관계로 망월사 단풍 탐승은 도봉산 관풍으로도 할 수 있다. 김창집(金昌集)은 관북으로 가는 열차에서 차창으로 보이는 도봉산을 보고 망월사 탐승을 다음과 같이 회상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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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왕사 전경
석왕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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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언제 보아도 좋은 도봉산 앞을 지나간다. 이 도봉산을 바라보기도 좋아하거니와 하이킹하기도 좋아한다. 한번은 이 산에 와서 망월사라는 좌처(坐處)하기 좋은 절에서 1주일을 묵은 일도 있다. 그 후에도 몇 번 사원들과 같이 하이킹을 왔었지만 이 산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기는 망월사에서 조용히 지낸 때이다. 그때 동반자는 지금 미국에 가 있는 애광 군(涯光君)이었는데, 그도 산을 몹시 좋아하는 친구라 우리 둘이는 월야산사(月夜山寺)에서 조용히 누워 계곡의 청류(淸流) 소리 듣기를 끝없이 좋아했고 땀을 흘리면서도 여기저기 탐승하기를 매우 즐겨했다. 나는 그때의 인상을 추억하면서 인생과 자연계의 관계는 실로 오묘, 긴밀한데 그중에서도 자연경(自 然景)을 대하면 어째 그런지 가슴이 넓어지고 사특한 마음이 없어지는 세속의 근심 걱정을 잊어버리게 되는 것은 참으로 기이한 일이라고 하였다.188)김창집(金昌集), 「관북 여행기(1)」, 『시조』 28권 10호, 1938. 10, 32쪽.

한편 임시로 편성한 관광 열차는 꽃 관광과 단풍 관광뿐만 아니라 수원 서호(西湖) 달맞이 관광, 삼방 폭포 관광, 석탄절 석왕사 관광, 무창포 해수욕장, 삼방 스키 관광, 공진회 관광 등에도 있었다.

중추절 가장 아름다운 달을 구경할 수 있는 수원 서호 관월 열차(觀月列車)는 1921년 9월 17일 서호에 임시 정거장을 마련하고 오후 6시 30분에 남대문역을 출발, 오후 11시 45분에 도착하였다. 운임은 3등칸은 90전, 2등칸은 1원 50전으로 800명이 참가할 정도로 성황이었고 기념엽서도 나누어 주었다.189)「관월 열차 운전(觀月列車運轉)」, 『동아일보』 1921년 9월 17일자 ; 「경관국(京管局)의 유산 열차(遊山列車)」, 『동아일보』 1921년 9월 20일자. 그뿐 아니라 서호는 봄에는 벚꽃으로 유명하여 하루 5,000∼6,000명의 관람객이 드나들었다.190)「서호 벚꽃을 전식, 관상객 일 5천여 명」, 『동아일보』 1939년 4월 23일자. 관월 열차는 밀양에서도 운행되었다.191)「경관국의 유산 열차」, 『동아일보』 1921년 9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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