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24권 유교적 사유와 삶의 변천
  • 제2장 조선시대 성리학의 발전
  • 1. 성리학의 수용과 발전
  • 도와 도설
이영춘

조선 성리학의 심성론적 형이상학에서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철학 체계를 도상(圖象)으로 표현하고 도설(圖說)을 붙여 해설하는 방법이었다. 이것은 정도전의 학자지남도(學者指南圖)와 권근의 『입학도설』에서부터 시작된 중요한 전통이었다. 이 때문에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은 대개 도(圖)와 도설을 지어 자신의 철학 체계를 표현하였다. 도설류의 저작은 북송의 주돈이(周敦頣)가 ‘태극도설(太極圖說)’을 저술한 이후 성리학에서 중요시되던 학문 저술 방법이었지만, 조선시대의 성리학자들에게서 더욱 특징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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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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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근의 『입학도설』 중 천인심성합일지도는 후일 정지운의 천명도에 기초가 되었다. 이것이 이황의 천명신도(天命新圖)로 발전하 여 기대승과의 사단칠정 논변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정지운과 거의 동시대에 김인후(金麟厚, 1510∼1560)도 비슷한 천명도(天命圖)를 남겼고, 이중호(李仲虎, 1512∼1554)는 심성정도(心性情圖)를 지었다. 이들의 도설도 권근의 도설에 근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노수신(盧守愼, 1515∼1590)은 이항(李恒, 1499∼1576)과 인심도심설(人心道心說)에 대한 논변을 벌인 끝에 인심도심도(人心道心圖)를 남겼다. 또 서경덕의 제자였던 이구(李球, ?∼1573)는 주기설(主氣說)을 표현한 두 종류의 도와 도설을 저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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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의 인심도심도
이이의 인심도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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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황은 ‘성학십도(聖學十圖)’와 도설을 지어 자신의 철학 체계를 완성하였고, 이이는 인심도심도(人心道心圖), 사단칠정인심도심설도(四端七情人心道心說圖) 등을 그렸으며, 조식도 많은 도설을 남겼다. 이후 영남학파나 기호학파를 막론하고 성리학자로 자처하는 이 가운데 도설을 저술하지 않은 사람이 드물었다. 조선 성리학의 중심 과제는 심성론에 관련된 이기설에 있었고, 그 요체는 도와 도설로 표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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