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8현금 양이두는 대전시 월평동 유적지의 목제 저장고에서 1995년 발굴되었고, 학계에는 1999년에 보고되었다.175)국립 공주 박물관 외, 『대전 월평동 유적』, 1999. 백제시대의 실물 악기 유물로는 최초로 발굴된 이 양이두의 모양은 일본 쇼소인 소장 신라금이나 현행 정악(正樂) 가야금의 양이두와 같다. 규격은 폭 27.8㎝, 길이 9.6㎝, 두께 1.4㎝이며, 현을 거는 구멍은 정확하게 여덟 개 뚫려 있다.
그러나 백제 8현금은 본체 없이 양이두만 남아 있어 실제 규격이 어땠는지 구체적으로 짐작하기는 어렵다. 다만 백제 8현금의 양이두가 현행 정악 가야금과 같고, 동아시아 현악기 중에서 양이두를 가진 악기는 가야금이 유일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구조 역시 가야금과 비슷하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 9세기 초반에 제작한 쇼소인 소장 신라금의 양이두 너비가 37㎝가량임을 감안할 때 8현을 가진 월평동 출토 백제 현악기는 그보다 조금 작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한편, 백제 8현금 양이두의 발굴은 우리나라 현악기 역사에 매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었다. 이 악기 유물을 발굴하기 전까지 우리나라 음악학계에서는 ‘가야금은 12현’, ‘거문고는 6현’이라는 고정관념(固定觀念)이 상식으로 통용되고 있었는데, 가야금과 동일한 형태의 양이두를 가진 악기에 여덟 줄을 걸어 연주한 백제의 현악기가 발굴됨으로써 한반도의 현악기 발달사를 좀 더 유연한 시각으로 재검토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