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3권 삶과 생명의 공간, 집의 문화
  • 4 주 생활용품
  • 03. 민속 기물과 가구
  • 서(書)와 관계된 주거 생활 내의 기물
  • 2. 책을 위한 가구
  • (4)목골지의 책장
정대영

지장(紙欌)의 재료인 종이는 나무와 더불어 매우 지혜로운 재료 선택이다. 목골지의 책장(木骨紙衣 冊欌)은 주 골격이 나무이며 그 내부와 외부를 여러 겹 종이로 발라 완성한 장이다.

지함(紙函)의 경우 두 가지 제작방법이 있다. 하나는 나무가 들어가지 않는 경우로 틀과 형태를 만들어놓고 난 다음 종이를 여러 겹 바르면서 내구력이 충분해지면 틀을 제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무 널판으로 원형 골격을 완성한 후에 내부와 외부 양쪽에 종이 를 바르는 경우로 나무 골격 자체가 본체로서 포함된다.

전자의 경우 여러 겹의 종이에 의한 절대적 내구력과 미장(美粧)을 겸한 제작이 되겠고, 후자는 내구력은 나무가 하고 종이는 미장의 역할만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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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골지의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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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장은 크기가 있기 때문에 후자의 방법으로 제작하는데, 특히 목골지의 책장은 널 구성이 아닌 각목으로 골격을 구성하였다. 이때에 바닥만은 널판을 사용하였고, 이 외에는 살대를 주 골격으로 하여 안쪽과 바깥쪽에 종이를 여러 겹 발랐다. 이렇게 여러 겹 바른 종이는 내구력과 더불어 책장의 균형을 완전히 잡아 고정해 주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사용된 종이는 닥지[楮紙]로 닥나무(뽕나무과)의 껍질에서 채취한 원재료에 여러 가공을 거쳐 만들어지는데, 완성된 닥지는 질기며 여러 겹을 붙이면 더욱 질겨지는 성질이 있다. 때문에 화살을 방어할 수 있을 만큼의 지장투구가 제작되기도 하였다.

목가구의 재료 선택은 나무의 성격·질감 등과 나무결의 강약에 따라 그 쓰임새가 다르며 여기에 부가적으로 기술적인 문제도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종이 재료는 이런 문제에 구속되지 않으며 재료의 연결 및 접속 등에는 종이 재료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또한, 표면은 옻칠이나 기름칠 등으로 처리하여 단점을 보완하고 나무 재료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미감을 살려준다. 목골지의 책장은 지혜로운 재료 선택을 통한 실용적·미적 생활기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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