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6권 한 해, 사계절에 담긴 우리 풍속
  • 2 세시 풍속과 사회·문화
  • 02. 세시 풍속의 계급적 성격
  • 왕실의 세시 문화
정승모

친경(親耕)은 왕실의 세시 문화를 구성하는 핵심 중의 하나로 농사 와 농민이 모든 것의 근본이라는 사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의례적 행위다. 임금이 친경하는 날은 경칩 뒤에 길한 해일(亥日)을 택일한다. 그밖에도 왕실 고유의 세시 행사도 많지만 제사를 기준으로 하면 사시(四時)와 납일(臘日) 외에 고유의 풍속으로서 설, 한식, 단오 및 추석의 사명일(四名日)에다 동지를 더하여 다섯 명절로 제향을 거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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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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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주로 홍석모의 『동국세시기』에 들어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왕실 세시 관련 기사들을 엮어보았다. 곧, 설날이 되면 의정부 대신은 모든 관원을 인솔하고 대궐에 나아가 임금에게 새해 문안을 드리고 새해를 축하하는 전문(箋文)과 옷감을 올리고 정전 앞뜰에 모여 조하(朝賀) 의례를 행한다. 8도의 관찰사, 병사, 수사, 각 주·목의 부사·목사도 전문과 토산물을 진상하며 주, 부, 군, 현의 호장과 아전도 모두 와서 조회 반열에 참가한다. 동짓날에도 전문을 올리는 의례를 행한다.

왕명의 출납을 담당하는 기관인 승정원에서는 시종(侍從)과 당하의 문관들을 미리 선발하여 일종의 축하시인 연상시(延祥詩)를 지어 올리게 한다. 시종이란 옥당(玉堂)·대간(臺諫)·검열(檢閱)·주서(注書) 등 임 금 곁에서 일을 보는 관직을 말하며, 당하 문관이란 정3품 통훈대부(通訓大夫) 이하의 문관직을 말한다. 임금은 홍문관(弘文館), 예문관(藝文館) 및 규장각(奎章閣)의 제학(提學) 들에게 명하여 오언(五言)이나 칠언(七言) 율시 절구를 짓게 하며 그것을 채점해서 등수 안에 든 시는 대궐 안 기둥과 문설주에 붙인다. 입춘날의 춘첩자(春帖子)나 단오날의 단오첩(端午帖)도 모두 이 예를 따라 한다.

입춘날 대궐 안에서는 춘첩자(春帖子)를 붙인다. 관상감(觀象監)에서 주사(朱砂), 즉 모래로 갠 붉은 물감으로 재앙을 쫓는 벽사문(辟邪文)을 찍어 대궐에 바치면 그것을 문도리에 붙인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갑작(甲作)은 흉직한 것을 잡아먹고, 비위(脾胃)는 호랑이를 잡아먹고, 웅백(雄伯)은 도깨비를 잡아먹고, 등간(騰間)은 상서롭지 못한 것을 잡아먹고, 남저(攬諸)는 허물을 잡아먹고, 백기(伯寄)는 환상을 잡아먹고, 강량(强梁)과 조명(粗明)은 둘이 함께 책형(磔刑, 시체를 길거리에 버리는 무거운 형벌)을 당해 죽은 책사(磔死) 귀신과 이에 기생하는 귀신을 잡아먹고, 위수(委隨)는 관(觀)을 잡아먹고, 착단(錯斷)은 거(巨)를 잡아먹고, 궁기(窮奇)와 등근(騰根)은 둘이 함께 벌레를 잡아먹는다. 무릇 이 12귀신을 시켜 흉악한 것들을 내쫓기 위해 네놈들을 위협하여 몸뚱이를 잡아다가 허리뼈를 부러뜨리고 네놈들의 살을 찢고 내장을 뽑으려 한다. 네놈들 중 빨리 서두르지 않고 뒤에 가는 놈들은 12귀신의 밥이 될 테니 율령을 시행하듯 빨리 나가도록 하라(甲作食歹匈 脾胃食虎 雄伯食魅 騰間食不祥 攬諸食咎 伯寄食夢 强梁粗明共食磔死寄生 委隨食觀 錯斷食巨 窮奇騰根共食蟲 凡使十二神 追惡凶 嚇汝軀 拉汝幹節 解汝肌肉 抽汝肺腸. 汝不急去後者爲糧 急急如律令).

이것은 즉 송나라 범엽(范曄) 등이 지은 『속한서(續漢書)』 중 「예의지(禮義志)」에 있는 내용으로 납일(臘日) 전날 큰 나례(儺禮), 즉 섣달 그믐 밤의 귀신 쫓는 제의 행사 때 역질 귀신을 쫓는 장면에서 진자(侲子), 즉 초라니가 화답하며 부르던 가사다. 초라니란 나이가 10살에서 12살 정도 먹은 남녀 아이들로서 행사 때 선발되어 악귀 쫓는 소리를 낸다. 그런데 이 가사를 입춘날 부적으로 만들고 단옷날에도 이것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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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 부적
단오 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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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것으로 단오 부적도 만든다. 문에 붙이는 첩자에는 ‘신도울루(神茶鬱壘, 뭇 귀신을 다스린다는 도삭산의 두 귀신)’라고 4글자를 쓴다. 연구(聯句)로 쓰는 것 중에는 다음과 같은 대귀(對句)가 있다.

○ 문신호령 가금불상(門神戶靈 呵噤不祥)

    각 집마다 신령이 있어 상서롭지 못한 것을 물리친다.

○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

    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평안하여 집집마다 넉넉하다.

○ 우순풍조 시화세풍(雨順風調 時和歲豊)

    비바람 순조로워 시절이 평화롭고 세월이 풍요롭다.

서화에 관한 임무를 맡고 있는 도화서(圖畵署)에서는 수성선녀도(壽星仙女圖)와 직일신장도(直日神將圖) 그림을 그려 관가에 바치고 또 서로 선물하는데 이것을 세화(歲畵)라고 하여 축하하는 뜻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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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장생도
십장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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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화 십장생(十長生) 및 문배(門排), 단오 적부(赤符) 등은 다 고려시대 이래로 전해 내려온 도교 전통의 행사다. 유득공의 『경도잡지』에 수성(壽星), 선녀(仙女), 일직신장(日直神將) 등을 그린 것을 세화라고 하였다. 문배란 금빛 갑옷을 입은 두 장군의 화상을 궁궐 문 양쪽 문짝에 붙인 것으로 한 장군은 부월(斧鉞), 즉 도끼를 들고, 한 장군은 절부(節符)를 가지고 있는 한 길이 넘는 장군 화상이다. 도끼나 절부, 또는 부절은 각각 천자의 신임을 상징하는 물건들이다. 김매순의 『열양세시기』에 벽에 붙인다고 한 닭이나 호랑이 그림도 이에 해당된다. 적부는 관상감에서 천중절(天中節), 즉 단오에 주사(朱砂)로 쓴 붉은 부적으로, 이것을 찍어서 임금에게 바치면 대내(大內)에서는 문 위 중방에 붙여 살을 없애고 상서로운 일이 있기를 기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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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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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승
동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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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붉은 도포를 입고 까만 사모를 쓴 화상을 그려 편전의 겹 대문에 붙이기도 하고, 종규(鍾馗)라는 귀신이 사악한 귀신을 잡는 상을 그려 문에 붙이기도 하며, 또 귀신의 머리를 그려 문설주에 붙이는 등의 방법으로 사귀와 전염병을 물리친다. 여러 왕실과 외척들의 문간에도 이런 것들을 붙이지만 여염집에서도 이를 본 따 붙였다.

인일이란 인날, 또는 사람날이라고도 하고 정월 초이렛날을 말한다. 이날 임금은 규장각 신하들에게 동인승(銅人勝)을 나누어 준다. 이것은 작고 둥근 거울 같은 것으로 자루가 달려 있고 뒤에 신선이 새겨져 있다. 임금은 제학들에게 명하여 과거를 실시하게 하는데 이를 ‘인일제시(人日製試)’라고 한다. 성균관에서는 유생들이 아침과 저녁으로 식당에 갈 때마다 점을 찍어주는데, 30일이 되어야 원점(圓點)을 받아 비로소 과거를 보게 된다. 시험 과목으로는 시(詩)·부(賦)·표(表)·책(策)·잠(箴)·명(銘)·송(頌)·율(律)·부(賦)·배율(排律) 등 각 문체별로 마음대로 제목을 선택하게 하여 시험을 보이고 그것을 심사하여 장원을 한 자에게는 과거 시험에 정식으로 급제한 사람과 똑같은 자격을 내리거나 복시(覆試)를 볼 자격을 주는 등 차등있게 상을 주었다. 과거는 성균관이나 문묘에서 시행하기도 하고 대궐 안에서 임금이 친히 임한 가운데 보기도 하며 또 혹은 외부의 유생들도 칠 수 있게 자격을 개방하기도 한다. 명절날 선비들에게 시험을 치게 하는 것은 인일로부터 시작하여 3월 삼짇날, 7월 칠석, 9월 중양절에 행하는데 모두 인일제시와 같은 방식으로 한다. 이런 것들을 절제(節製)라고 한다.

정월의 첫 번째 해(亥) 자가 들어가는 날은 돼지날이라고 하고 첫 번째 자(子) 자가 들어가는 날은 쥐날이라고 한다. 이날 궁중에서 젊은 내시 수백 명이 잇달아 횃불을 땅에 끌면서 “돼지 그슬리자, 쥐를 그슬리자.” 하고 외치며 돌아다녔던 것은 오랜 관행이었다. 임금은 곡식을 태워 주머니에 넣은 것을 재상들과 근시들에게 나누어주어 풍년을 기원하는 뜻을 표시하였으므로 돼지주머니(亥囊)나 쥐주머니(子囊)라는 말이 생겼다. 이 주머니들은 비단으로 만들었는데 돼지주머니는 둥근 모양이고 쥐주머니는 길었다. 정조 임금은 등극하자 이 옛날 제도를 복구하여 주머니를 하사하였다.

정월 보름 대궐 안에서는 『시경(詩經)』 「빈풍(豳風)」 7월편에 나오는 내용인 경작하고 수확하는 형상을 본 따 좌우로 나누어 승부를 겨루었다. 풍년을 기원하는 뜻으로 항간에 볏가릿대(禾竿)를 세우는 일도 이와 같은 행사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정월 5일, 14일, 23일을 삼패일(三敗日)이라고 한다. 매달 이 날에는 모든 일을 꺼려서 감히 행동하지 않고 밖에 나가는 것도 삼간다. 이는 고려 시대 이래로 풍속에 이 세 날을 임금이 사용하는 날로 삼았으므로 신하와 백성들이 이 날을 사용하지 않고 기일로 삼은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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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척
중화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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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초하루에는 임금이 재상들과 옆에서 모시는 시종(侍從)들에게 중화척(中和尺)이라고 부르는 자를 내리는데 이 자는 반죽(斑竹), 즉 점이 있는 대나무나 향나무(赤木)로 만든다. 이 제도는 1796년(정조 20)에 세운 것으로 중국 당나라 때의 옛 중화절(中和節) 행사를 본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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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 부채
단오 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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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일에는 임금은 느릅나무와 버드나무에서 일으킨 불을 각 관사에 하사한다. 이는 곧 『주례(周禮)』에 하관(夏官)이 하였다는 출화(出火)나 당나라와 송나라 때의 사화(賜火) 등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제도다. 개화(改火)는 불씨를 바꾼다는 뜻이다. 집안의 불씨는 평소에는 꺼트리지 않도록 주의한다고 하는데, 왕실이나 관공서에는 한해에 5번 일정한 나무를 맞비벼 불을 일으켜 불씨를 바꾸었다.

『경국대전(經國大典)』 권4, 병전에 개화하는 방법이 나온다. 즉,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의 4절기와 함께 7월 중 신, 유, 술, 해, 4일 가운데 하루를 택하여 불씨를 바꾼다. 서울에서는 병조에서, 각 고을은 자체적으로 하는 규정이 있었지만 민간에까지 보급되지 않았고 나중에는 관청 행사로서도 유명무실해졌다.

시절 사용나무
느릅나무나 버드나무
여름 대추나무나 살구나무
7월 뽕나무나 구지나무
가을 떡갈나무나 참나무
겨울 홰나무나 박달나무

3월 늦은 봄이 되면 대궐 음식을 준비하는 사옹원(司饔院)의 관리들은 그물을 던져 한강에서 웅어를 잡아다가 임금에게 진상하였다.

5월 5일 단오에 임금은 규장각 신하들에게 쑥으로 호랑이 모양을 만든 애호(艾虎)를 하사한다. 애호는 짧은 지푸라기와 비단 조각으로 꽃을 만들어 갈대 이삭처럼 주렁주렁 감아 묶은 것이다. 공조에서 단오 부채를 만들어 바치면 임금은 이것을 궁중의 재상들과 시종들에게 하사한다. 그러나 단오절선(端午節扇)으로 임금이 직접 하사하는 양은 그리 많지 않았다. 400∼500 자루에 해당하는 그 외의 물량은 4월 그믐에 예조에서 각도의 선물들을 받아 충당하는 것이다.

부채 중에 매우 큰 것은 대나무로 된 흰 살이 40개 내지 50개나 된다. 이것을 백첩선(白貼扇)이라고 하고 옻칠을 한 것을 칠첩선(漆貼扇)이라고 한다. 이것을 받은 사람들은 대개 금강산 1만 2천봉을 그린다. 혹 광대나 무당들이 이것을 갖는 경우도 있는데 부채에다 꺾은 가지·복사꽃·연꽃·나비·은붕어·해오라기 등을 그리기를 좋아하였다.

관상감에서 주사(朱砂)로 천중절, 즉 단오절 부적을 만들어 대궐에 바치면 대궐에서는 그것을 문 위에 붙여 좋지 못한 귀신들을 물리친다. 양반 집에서도 이것을 붙인다. 그 부적의 내용을 보면 “5월 5일 천중절에 위로는 하늘의 녹을 받고 아래로는 땅의 복을 받아라. 치우(蚩尤, 고대 중국 황제 시대의 제후)신은 구리 머리에 쇠 이마에 붉은 입과 붉은 혀를 가졌다. 404가지의 병을 일시에 없앨 것이니 율령을 시행하듯 빨리빨리 행하라(五月五日 天中之節 上得天祿 下得地福 蚩尤之神 銅頭鐵額 赤口赤舌 四百四病 一時消滅 急急如律令).”는 것이다.

임금의 약을 관리하는 내의원(內醫院)에서는 여러 약초 가루를 꿀에 넣어 끓인 제호탕(醍醐湯)을 만들어 임금에게 바치며 또 구급약인 옥추단(玉樞丹)을 만들어 금박을 입혀 바친다. 그러면 임금은 그것을 오색실에 꿰어 차고 다님으로써 액을 제거하며 가까이서 모시는 신하들에게도 나누어준다. 그 밖에도 5월에 들어 임금은 보리·밀·고미(菰米)로써 종묘에 천신 제사를 지내며 재상집과 양반집에서도 이를 행한다.

6월에는 임금이 얼음을 각 관서에 나누어주는데, 나무로 패(牌)를 만들어 주어 얼음 창고에서 받아가도록 한다. 유두일은 민간의 속절이었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궁중에서도 숭상하여 왕도 차가운 수단떡을 먹는다고 하였다.

11월 동지 때 관상감에서는 임금에게 역서(曆書)를 올린다. 그러면 임금은 모든 관원들에게 황색 표지를 한 황장력(黃粧曆)과 백색 표지를 한 백장력(白粧曆)을 반포하는데 ‘동문지보(同文之寶)’란 4글자가 새겨진 옥새(御璽)를 찍는다. 각 관서에서도 모두 분배받는 몫(分兒)이 있다.

12월 섣달 초하룻날 이조에서는 조정 관리 중에 파면되었거나 품직이 강등되었던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하여 임금에게 올렸는데, 이것을 세초(歲抄)라고 한다. 임금이 세초의 관리 명단 아래에다 점을 찍으면 해당자는 서용(敍用), 즉 다시 기용되거나 감등(減等), 즉 벌이 감해진다. 6월 초하루에도 그렇게 하는데 시기를 이렇게 정하는 것은 대체로 이와 같이 관리를 평가하는 대정(大政) 행사를 6월과 12월에 하기 때문이다. 나라에 경사가 있어서 사면하게 될 때는 별도의 세초를 작성하여 바치는데, 이러한 것들은 대개 임금이 관대한 정치를 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제석(除夕), 즉 섣달 그믐이 되면 조정에 나가는 신하로서 2품 이상과 시종(侍從)들은 대궐에 들어가 묵은 해 문안을 드린다. 대궐 안에서는 섣달 그믐 전날부터 대포를 발사하는데 이를 연종포(年終砲)라고 한다. 불화살(火箭)을 쏘고 바라와 북을 치는 것은 곧 옛날에 큰 나례굿(大儺)을 열어 전염병을 퍼뜨리는 역질 귀신(疫鬼)을 쫓던 제도 의 흔적이며 또한 섣달 그믐밤과 설날 아침에 폭죽을 터뜨려 귀신을 놀라게 하던 제도를 모방한 것이다. 중국 북경의 풍속은 세밑부터 치고 두드리는 소리로 떠들썩하다가 관등절(觀燈節), 즉 정월 보름을 지낸 후에야 그치는데 이것을 연라고(年鑼鼓)라고 한다. 북경의 풍속은 도시민들의 풍속을 기록한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다만 궁중 안에서만 이를 행한다.

납일(臘日)에 내의원에서는 각종 환약을 만들어 임금에게 올린다. 이것을 납약(臘藥)이라고 하며 임금은 그것을 측근 신하와 지밀나인(至密內人) 등에게 나누어 하사한다. 청심원(淸心元)은 근심이 많고 소화가 안될 때 잘 듣고, 안신원(安神元)은 신열을 다스리는 데 효과가 있으며, 소합원(蘇合元)은 곽란을 치료하는 데 주효하여 이 3가지 환약을 가장 요긴하게 여긴다. 정조 임금 때인 경술년(1790년)에 새로 제조한 제중단(濟衆丹)과 광제환(廣濟丸) 두 종류의 환약은 소합원보다 효력이 더욱 빨랐다고 하며, 그것들을 모든 영문(營門)에 나누어주어 군졸들을 치료하는 데 쓰도록 하였다고 한다.

납일 제사에 쓰는 고기로 멧돼지와 산토끼를 쓴다. 경기도 내에 산간 고을에서는 예로부터 납일 제사에 쓰는 돼지를 바치기 위해 그 지방 백성들을 동원하여 멧돼지를 수색하여 잡았으나 정조 임금의 명으로 이를 폐지하고 서울 장안의 포수를 시켜 용문산(龍門山), 축령산(祝靈山) 등 여러 산에서 사냥하여 바치도록 하였다. 또 이 날 참새를 잡아 어린아이를 먹이면 마마를 잘 넘어갈 수 있다고 하여 항간에서는 그물을 치거나 활을 쏘아 잡는 것을 보고 이를 허락하였다고 한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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