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6권 한 해, 사계절에 담긴 우리 풍속
  • 4 세시 풍속과 종교
  • 02. 불교와 세시 풍속
  • 재일과 재공양
  • 1. 재일(齋日)
진철승

한국 불교는 이상에서 서술한 것처럼 부처의 일생 행적과 연관된 4대 명절은 그다지 중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불교의 행사 풍속은 월별 풍속이 아니라 매월 정기적으로 지내는 재일 행사나 법회 및 각종의 재공양(齋供養)을 살펴보아야 잘 알 수 있다. 한국 불교에서 현재까지 가장 잘 지켜지고 있는 재일은 매월 18일의 지장재일과 24일의 관음재일이다. 관음과 지장보살은 아미타불과 더불어 현대에까지 신앙되고 있는 대표적인 불보살이다. 또한, 초하루와 보름의 법회는 한국 불교를 특징짓고 있는 정기 법회이다.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이나 『시왕경(十王經)』 등에 의하면 매달 1일은 정광불, 8일은 약사여래, 14일은 보현보살, 15일은 아미타불, 18일은 지장보살, 23일은 대세지보살, 24일은 관음보살, 28일은 비로자나불, 29일은 약왕보살, 30일은 석가여래의 재일이다. 이런 재일에는 해당 불보살의 명호를 부르면서 그 가르침과 원력(願力)을 되새기고 공양을 올린다. 재일에는 살생, 도둑질, 음행, 거짓말, 음주를 금하고(五戒), 꽃이나 향으로 몸을 가꾸거나 노래와 춤을 추지 않으며, 높고 넓은 평상에 뽐내는 자세로 앉지 앉으며, 오전에만 한끼를 먹으며 먹는 때가 아니면 밥을 먹지 않는다. 이를 팔재계(八齋戒), 또는 팔관계(八關戒)라 한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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