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8권 무속, 신과 인간을 잇다
  • 3 무당의 생활과 유형
  • 05. 무당의 대외 활동과 전통 예술
  • 무속 집단의 조직, 신청(神廳)
  • 제주도 심방청[神房廳]
이경엽

제주도의 무당 조직으로는 심방청이 있었다. 장주근이 1970년대에 조사할 당시 약 60년 전에 심방청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것으로 보아 1910년대까지도 심방청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심방청의 조직으로는 제주도 내 심방 전체를 관할하는 수심방(首神房)인 도황수(都鄕首), 도황수를 보조하는 도공원(都公員)이 있었고, 그 아래에 각 면마다 면 심방청이 있었다. 면 심방청에는 면황수(面鄕首)와 면공원(面公員)이 있었다. 그리고 아키바[秋葉隆]에 의하면 심방청에는 향수를 보좌하는 공원 외에도 서무와 회계를 담당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심방청에서는 도내에서 활동하는 무당들의 무업을 관장했다. 심방들이 굿을 서툴게 한다든지 심방청 모르게 굿을 하거나, 또는 심방청에 가입하지 않은 심방들이 굿을 하거나 비행을 저질렀을 때 그에 대한 처벌을 내렸다고 한다. 또한, 수심방인 도황수는 입춘날 입춘굿에서 제주 목사와 대등한 자리에 앉아 담배를 나누어 피며 굿을 했다고도 한다. 입춘굿을 하는 날에는 심방이 대접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심방의 지위가 높았던 것은 아니다. 예컨대 혼인을 할 때 심방은 심방 집안끼리만 혼인을 했다. 그리고 마을에서도 행정이나 산업 관련 조직에는 마을 주민과 동등하게 가입할 수 있으나, 마을의 자발적 조직인 향회나 각종 계에는 거의 가입하지 못하며 마을 회의에서도 거의 발언을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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