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큰굿의 젯상계에서 연행되는 무당굿놀이이다. 용놀이라는 명칭 이외에도, 갈용머리, 아공이굿 등으로 불린다. 젯상계는 시왕맞이에 들어가기 전에 행해지는 예비굿이다. 굿에 모셔지는 신들 을 순서를 정하여 모셔놓고, 화려하고 웅장한 자리에 신들을 접대하고, 굿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제차가 젯상계이다. 풍류놀이, 방애놀이, 전상놀림, 용놀이, 뱀장사놀이로 이어지는 젯상계의 제차에서 용놀이가 자리한다.
용놀이에 등장하는 인물은 청룡·황룡·수심방 등이다. 청룡과 황룡은 큰 구렁이로 신성한 공간을 부정타게 한 존재로, 긴 광목 천으로 표현된다. 수심방은 이 구렁이를 몰아내는 역할을 한다. 구경꾼들의 도움으로 받아 구렁이를 신칼로 찔러 죽이는 인물이 수심방이다. 용놀이 연행은 이 수심방의 중심이 되어 구렁이를 없애는 과정이 재담과 동작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용놀이는 신들을 모시기 위해 선반에 매어 놓은 제단인 당클에 청룡·황룡 두 구렁이가 들어서 있는 상황을 전제도 하여 시작된다. 양쪽 당클에 긴 광목 천을 바닥에까지 늘어지게 드리워 놓은 것으로 청룡과 황룡 두 구렁이가 들어서 있는 상황이 시각적으로 표현된다. 신성한 공간인 제장이 구렁이 2마리로 인해 부정탄 것이다. 심방이 뱀을 발견하지만, 제 힘으로 뱀을 죽일 자신이 없다고 하며 구경꾼과 의논하여 술을 먹이기로 한다. 술을 먹여 2마리 구렁이가 잠들게 되면, 그때서야 심방은 자신만만하게 자신의 무술 실력을 자랑하며 구경꾼들을 웃기고, 뱀이 있는 곳으로 살며시 기어가서 신칼로 단숨에 뱀을 쳐 죽인다. ‘천구아구대맹이’라 불리는 뱀을 신칼로 죽이고, 심방은 뱀의 골을 후벼 약으로 판다. 이곳 저곳 약을 팔려 하지만 아무도 사지 않는다. 이에 심방은 본주의 인정을 받고서, 제장에서 뱀을 치워버리는 것으로 용놀이를 마친다.
이러한 내용으로 볼 때 용놀이는 신성한 공간인 굿판의 부정을 씻는 제의라 할 수 있다. 희극적인 분위기 속에서 부정적 존재인 구렁이들을 제거하는 것이 중심 내용인 무당굿놀이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