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불도맞이 중에서 이공본풀이 신화를 바탕으로 형성된 무당굿놀이이다. 악심꽃은 인간의 주변에 잠재되어 있거나 인간의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나쁜 사기(邪氣)를 말한다. 나쁜 마음을 먹거나 좋지 않은 일이 생길 때마다 점점 더 번성해져 가는 것이 악심꽃이다. 이러한 악심꽃을 꺾는 것은 인간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사전에 없애고 안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악심꽃꺾음은 심방 1인이 중심이 되어 연행된다. 소미들의 참여가 있기는 하지만 제한적이다. 심방이 악심꽃의 모습, 악심꽃의 괴력, 악심꽃을 꺾기 위한 노력, 악심꽃 꺾기 등을 말과 행동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연행이 이루어진다.
악심꽃꺾음은 크게 악심꽃의 상태 표현, 악심꽃을 꺾는 방법 모색, 악심꽃 꺾기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악심꽃의 상태는 잔뜩 먹어서 부어오르는 것, 술을 좋아하는 것, 일하지 않고 잠만자는 나태함 등으로 표현된다. 그런데 이러한 악심꽃을 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심방은 잠을 자고 일어나는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힘과 지혜를 얻어서, 한잎씩 악심꽃을 꺾어 나가는 방법을 강구해 낸다. 그리고 악심꽃을 꺾어주는 조건으로 본주와 계약을 맺게 되는데, 그 내용이 아주 익살스럽게 진행된다. 한라산을 집 앞마당에 땡겨주기, 도깨비 쓸개 빻아다 주기, 참기름 물에다 섞어다 주기, 벼룩에 녹디씌워 밭갈아 주기, 범의 눈썹 끊어다 주기, 처녀 붕알 가져다 주기 등 실제로는 불가능한 것들을 요구하며 계약을 하게 된다. 계약이 이루어진 후 심방은 악심꽃을 꺾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