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와 통영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남해안 별신굿에서 벌어지는 무당굿놀이이다. 해미광대놀이, 판놀음, 중광대놀이로 구성된다. 남해안 탈놀이굿은 고인수, 즉 산이들이 맡아한다. 산이들이 가면을 쓰고 등장하여 연행을 하는 가면 무당굿놀이이다. 남해안 별신굿에서 탈놀이굿을 하는 순서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보통 해가 져서 어두워지면 시작하는데, 대략 제석굿과 서낭굿을 끝내고, 큰 굿인 손굿을 하기 전에 하는 경우가 많다. 탈은 바가지로 만들기도 하고 참종이에 물감을 칠해 만들기도 한다.
해미광대놀이에서는 해미, 곧 할미가 등장한다. 할미가 등장하여 장구잽이와 대화를 하며 진행된다. 해미탈은 탈 전체에 붉은 점과 검은 점으로 가득 차 있다. 산이가 이 탈을 쓰고, 치마를 입고 지팡이를 짚고 등장하여 해미 역할을 담당한다. 등장한 해미는 장구잽이 앞에 가서 장구를 빼앗고는 대사를 한다. 지금 이 굿판이 자신의 당골판인데, 자신의 허락 없이 와서 굿을 한다고 트집을 잡으며, 돈을 빼앗는다. 이어서 해미는 온 김에 굿을 해주겠다며, 무슨 굿이 남았느냐고 묻고 손님굿을 해주다 갑작스럽게 오줌이 마렵다며 오줌 누는 시늉을 하며 사람들을 웃긴다. 그리고 그 오줌을 고무신에다 받아 사람들에게 뿌리는 시늉을 하며 축원을 한다. 축원을 하고 나서는 또 다시 어떤 굿이 남았느냐 묻고 제석굿을 하는 흉내를 낸다. 제석노래, 제만수 무가를 부르다가 갑자기 아이를 낳을 것 같다며 아이 낳는 시늉을 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미역 값을 받아 퇴장한다.
해미광대놀이에 등장하는 해미는 무당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풍농과 풍어를 관장하는 여신의 속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출산을 하는 것에서 보이듯이 산신(産神)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여러 신격이 복합된 양상이 해미에게 있다. 하지만 신격으로의 위엄이나 그 신격의 역할을 통한 제의적 기원보다는 마을 사람들에게 재미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속성이 강하다.
해미광대놀이가 끝나면, 잡색놀이인 판놀음이 벌어진다. 해미광대놀이와 이후 벌어지는 중광대놀이를 이어주는 일종의 막간 놀음이 판놀음이다. 굿거리 중심의 장단에 맞추어 양반, 기녀, 머슴, 병신의 탈을 쓴 연행자들이 나와 춤을 춘다. 이 판놀음을 하는 동안 중광대놀이 준비가 이루어진다.
중광대놀이에서는 중광대와 소모광대가 등장한다. 중의 복색을 갖춘 중광대와 붉은 치마에 파란 저고리를 입고 머리에 수건을 둘러쓴 소모광대가 등장한다. 중광대놀이는 중광대가 절에서 장담글 콩을 사러 마을로 왔다가, 고인수[樂士]에게 절에서 잃어버린 소모를 찾는 것으로 시작된다. 고인수는 중의 행실을 나무라고 소모의 행색을 물은 뒤 못 보았다고 한다. 중광대는 한탄을 하다가 제주와 마을 대표들이 앉아있는 동석(洞席)에 물어보기도 한다. 여기저기 굿판을 다니던 중, 소모광대가 나타나서 어른거리다가 중광대에게 들 켜 잡힌다. 중광대와 소모광대는 서로 수벽치기를 하면서 얼싸안고 논다. 그러나 소모광대는 중광대를 밀어버리고 도망가 버린다. 다시 한번 중광대는 소모광대를 만나게 되고 머리의 이를 잡아 주는 동안 중광대는 잠이 들고 이를 틈타 소모광대는 도망친다. 아무리 해도 중광대는 소모광대를 찾지 못한다. 동석에서는 중놈이 절에서 염불을 하지 않고 여자를 찾는다고 잡아다가 매를 때린다. 중광대는 매 맞으면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노래를 부른다. 이러한 중광대탈놀이는 어떤 제의적 목적보다는 파계한 중을 징치하는 교훈적인 성격이 강조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남해안 별신굿에서 연행되는 탈놀이굿은 재미와 흥미를 추구하는 무당굿놀이이다. 탈놀이굿은 별신굿이 조금 지루해질 저녁 무렵에 연행된다. 해미광대놀이, 판놀음, 중광대놀이가 연속적으로 연행되어 마을 사람들이 보고 즐기며 함께 참여하는 장이 된다. 지루함과 졸음을 쫓고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탈놀이굿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