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8권 무속, 신과 인간을 잇다
  • 5 서구인 굿을 보다
  • 01. 서구인이 기록한 한국 굿 자료
  • 서구인이 기록한 한국 굿 자료
  • 서양인이 기록한 무당굿 자료
홍태한

서양인이 조선에 들어와 살펴본 여러 자료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읽어보기는 쉽지 않다. 원전을 구해보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언어적인 장벽으로 접근도 어렵다. 다행히 신복룡 교수가 2002년 풀 빛출판사에서 간행한 『이방인이 본 조선 다시 읽기』에 중요한 자료들을 모두 해제하고 정리하여 놓았기 때문에 좋은 길잡이가 된다. 신복룡 교수는 이 책에서 서구인이 쓴 22종의 책에 대한 간략한 해제와 함께 저자들을 소개했다.

아울러 신복룡 교수는 적극적으로 서구인들이 쓴 책을 번역 작업을 하였는데 20여 권의 번역 총서는 소중한 자료들이다. 그 중에서 무속 관련 기록이 있어 도움이 되는 책은 다음과 같다.

·비숍,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 신복룡 역, 집문당, 1999(I. B. Bishop, Korea and Her Neighbor, New York, 1897)

·칼스, 『조선풍물지』, 신복룡 역, 집문당, 1999(W. R. Carles, Life in Korea, Macmillan, 1888)

·길모어, 『서울풍물지』, 신복룡 역, 집문당, 1999(G. W. Gilmore, Korea from it’s Capital, Philadelphia, 1892)

·홀, 『조선 서해탐사기』, 신복룡 역, 집문당, 1999(B. Hall, Account of a Voyage of Discovery to the West Coast of Corea, London, 1818)

·언더우드, 『상투의 나라』, 신복룡 역, 집문당, 1999(L. H. Under- wood, Fifteen Years among the Top-Knots, or Life in Korea, American Tract Society, 1904)

·헐버트, 『대한제국 멸망사』, 신복룡 역, 집문당, 1999(H. B. Hulbert, The Passing of Korea, New York, 1906)

·새비지 랜도어,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 신복룡 역, 집문당, 1999(A. H. Savage-Landor, Corea or Cho-sen: The Land of the Morning Calm, London, 1895)

·게일, 『전환기의 조선』, 신복룡 역, 집문당, 1999(J. S. Gale, Korea in Transition, New York, 1909)

·오페르드, 『금단의 나라 조선』, 신복룡 역, 집문당, 1999(E. J. Oppert, A Forbidden Land: Corea, New York, 1880)

·그리피스, 『은자의 나라 한국』, 신복룡 역, 집문당, 1999(W. L. Griffis, Corea: the Hermit Nation, New York, 1882)

·와그너, 『한국의 아동생활』, 신복룡 역, 집문당, 1999(E. C. Wagner, Children of Korea, London, 1911)

·베네데크, 『코리어 조용한 아침의 나라』, 츠머 모세 역저, 집문당, 1999.

다음으로는 김명자가 몇 편의 글을 번역하여 서울학연구소에서 간행한 『서울, 제2의 고향-유럽인의 눈에 비친 100년 전 서울』이 유용하다. 이 책에는 분쉬, 마엣, 헤쎄 바르텍 등 9명의 글이 사진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무속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기 보다는 단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근래 들어서는 한국문학번역원 주관으로 전문 번역자들이 참가하여 ‘그들이 본 우리’라는 총서로 서구인, 일본인들이 본 19∼20세기 조선의 상황을 기록한 책들을 연이어 번역하고 있다. 현재까지 모두 16권이 간행된 이 총서는, 그러나 무속에 대한 정보가 거의 수록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참고용으로만 활용될 수 있다.

서양 선교사들은 선교 활동을 목적으로 조선에 입국하였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기록들을 남겼다. 기독교적인 시각에서 기술하여 한국 무속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깔려있는 글이지만, 당대의 무당굿 상황을 알 수 있는 유용한 자료들이 여럿이다. 특히, 윤정란 등이 저술한 『19세기말 사양선교사와 한국사회』는 기본적인 자료이다. 무속에 대해서는 짤막하게 다루었지만, 선교사들이 어떤 시각으로 조선에 접근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밖에 선교사들이 쓴 책으로 무속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에는 다음의 것들이 있다.

·달레, 『한국 천주교회사』, 안응렬 외 역, 분도출판사, 1979(C. Dallet, Histoire de l’Eglise de Corée, Paris, 1874.)

·언더우드, 『한국 개신교 수용사』, 이광린 역, 일조각, 1989(H. G. Underwood, The Call of Korea, New York, 1908)

·아펜젤러, 『아펜젤러, 한국에 온 첫 선교사』, 이만열 역, 연세대출판부, 1985(H. G. Appenzeller, A Modern Pioneer in Korea, New York, 1912)

·알렌, 『조선체류기』, 윤후남 역, 예영, 1996(H. N. Allen, Things Korean, New York, 1908)

2000년도에 들어와 우리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과정에 서구인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았는 지를 따져볼 수 있는 책들이 여럿 간행되었다. 경기도 박물관과 서울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이들을 분석하려는 시도가 잇따르면서 좋은 자료들이 간행되어 쉽게 접할 수 있다.

·커즌, 『100년 전의 여행 100년 후의 교훈』, 라종일 역, 비봉출판사, 1996(G. N. Curzon, Problems of the Far East, New York, 1897)

·바츨라프 세로셰프스키, 『코레야 1903년 가을』, 김진영 외 역, 개마고원, 2006(BauлaвCepoшeвcкий, Kopeя)

·퍼시벌 로웰, 『내 기억 속의 조선 조선 사람들』, 예담, 2001(P.Lowell, Choson: the Land of the Morning Calm, a Sketch of Korea, Boston, 1886)

·카를로 로제티, 『꼬레아 꼬레아니』, 서울학연구소 역, 숲과나무, 1996(Carlo Rossetti, Corea e Coreani, Bergamo, 1904)

·경기도 박물관, 『먼 나라 꼬레-아폴리트 프랑뎅의 기억 속으로』, 경기도 박물관, 2003.

·그렙스트, 『스웬덴 기자 아손 100여 년 전 한국을 걷다』, 김상열 역, 2005(W. A. Grebst, I Korea, Göteborg, 1912)

·가르네프 외, 『내가 본 조선 조선인』, 김정화 역, 가야넷, 2003.

·게일, 『코리언 스케치』, 장문평 역, 현암사, 1970(S. Gale, Korean Sketches, New York, 1898)

·홀메, 『기차표 사셨어요?, 전종숙 역, 미완, 1987(B. Holmes, The Travelogue Bureau, Chicago, 1917)

·끌라르 보티에, 『프랑스 외교관이 본 개화기 조선』, 김상희 역, 태학사, 2002(M. Clarie Vautier, En Corée, 1902)

·엘리자베스 키스, 『영국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 1920∼1940』, 송영당 역, 책과 함께, 2006.

·이돈수 외, 『꼬레아 에 꼬레아니 사진해설판』, 하늘재, 2009.

·제이콥 로버트 무스, 『1900, 조선에 살다』, 푸른역사, 2008.

·조루주 뒤크로, 『가련하고 정다운 나라 조선』, 눈빛, 2006.

·조지로스, 『호주 사진가의 눈을 통해 본 한국 1904』, 교보문고, 2004.

번역은 안되었지만 한국 무속을 심도 있게 다룬 책으로 클라크의 다음 책도 도움이 된다.

·C. A. Clark, Religions of Old Korea, New York, 1932.

이상의 책들에 무속에 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는데 책에 따라 무속에 대한 기술의 편차가 크다. 비숍의 책에서는 무속신앙이라는 장 제목으로 상당한 분량이 기술되어 있는 반면, 와그너의 책에 서는 미신이라는 이름 아래에 무속에 대한 기술이 단편적으로만 있다. 모든 책에서 무속이라는 이름을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데, 이렇게 독립된 이름으로 무속, 굿, 무당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당시 이들이 짧은 시간 머물렀지만, 무속에 대한 인상은 그만큼 컸다. 이는 달리 말하면 무속이 한국에서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의 일부분이었다는 뜻이다. 심지어 알렌은 “조선의 밤을 깨는 소리가 무당의 굿하는 소리였다.”고 말한다. 그만큼 밤에 여러 곳에서 무당굿을 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현상이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지금도 서울에서는 1년에 7만 건 이상의 무속 의례가 행해진다. 많은 굿들이 행해지고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굿을 의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무속과 관련된 항목을 설정하고 기술하고 있는 위의 책들은 외국인들이지만, 무속에 대한 관심을 그만큼 가지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들은 한국 문화의 중요한 영역으로 무속을 이미 설정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여러 책들을 읽어나가면서 가장 한국적인 무속이 한국인들에게는 외면 당하는, 겉으로는 굿에 관심이 없는 듯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익명성이 강조된 굿당에서 굿을 행하는 지금 우리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타문화 중 본질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서양인들은 100여 년을 앞서 이러한 기록들을 남겼지만, 지금 우리들은 무속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위의 책들 중에서 한국 무속을 총 결산한 책은 클라크의 『고대 한국의 종교(Religions of Old Korea, 1932)』이다. 한국 무속을 40여 페이지에 기록하면서 주목할 만한 사진 몇 장을 함께 수록했다. 1930년대 국사당 내부의 사진이 있어 지금 국사당과는 매우 달랐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굿을 하다가 포즈를 잡아준 무당 사진이 있어 당시 무당의 복색과 무구를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클라크는 한 국 무속을 시베리아 무속과 연결하여 설명한다. 그러다 보니 한국 무당의 유형을 시베리아 샤만의 유형을 그대로 가져와 분류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한국 무속의 실상을 알 수 있는 유용한 자료가 수록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무속의 실상을 온전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 당시 서양인들 기록의 한계이다.

이들은 조선을 다니면서 견문을 넓힐 때 신기할 정도로 무속을 빠뜨리지 않고 관찰하려 한다. 도중에 우연히 만난 경우도 있지만 최소한 무속 현상을 보면서, 그것이 무속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그들은 조선 문화의 특징 중의 하나로 무속을 들면서 그것을 알고 있다고 드러낸다. 뿐만 아니라 무속에 대한 지식을 나열한다. 이미 무속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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