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8권 무속, 신과 인간을 잇다
  • 5 서구인 굿을 보다
  • 02. 서구인이 본 무속과 굿
  • 서구인이 본 무속과 굿
  • 카를로 로제티가 본 무당과 무신도
홍태한

카를로 로제티는 1902년 7개월가량 한양에 머무른 이탈리아의 외교관이다. 짧은 체류 생활 후 이탈리아로 돌아간 그는 1904년 러·일전쟁으로 극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체험과 수집 자료를 바탕으로 『꼬레아 에 꼬레아니』를 간행한다. 특히, 이 책이 주목받는 이유는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 자료를 200여 장 수록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대한제국의 모든 영역에 관심을 가져 기록했는데, 인류학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조선 사람들을 직접 사진기 앞에 모델로 세워놓고 많은 촬영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카를로는 무당굿에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특정 굿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은 하지 않고 일반인이 판수에게 도움을 청하는 일이 34가지가 된 다고 열거하여, 당시 사람들이 생활 대부분을 무속에 의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무신도 사진 한 장이 수록되어 있어 도움이 된다. 당시의 조선을 찾았던 서구인들 중 무신도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기록한 것은 카를로가 거의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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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가 촬영한 무신도
카를로가 촬영한 무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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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와 함께 나오는 이 무신도는 산신을 그린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호랑이의 도상이나 산신의 머리 장식이 현재 남아있는 산신도와는 사뭇 다르다. 더 이상의 정보가 없어서 알 수 없지만, 당시의 무신도가 지금과 다른 양상일 가능성과 함께, 카를로가 접한 무신도가 어쩌면 수집가들의 요구에 맞춰 의도적으로 그린 그림일 가능성이 있다. 카를로는 이 그림을 민화라고 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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