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9권 삶의 공간과 흔적, 우리의 건축 문화
  • 1 한국 건축의 변화 양상
  • 03. 한국 전통 건축의 특성
  • 목조가구식 건축이 주축
천득염

한국 건축은 중국계 건축의 영향으로 목조가구식 구조가 거의 대 부분이다.48)그러나 고대부터 조적식이나 석조, 아치와 볼트, 抹角藻井 등 특이한 방법이 사용되는 예도 있었다. 초석과 기둥이 거의 대부분의 하중을 받아내고 벽은 약간의 하중만은 받는 간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 지붕은 기와를 입히는 것이 일반적인 구조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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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속리산 법주사 대웅보전의 화려한 귀공포
보은 속리산 법주사 대웅보전의 화려한 귀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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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건축에서 시원적인 목구조의 사용은 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를 거쳐 초기철기시대까지 지어진 움집의 구축에서 비롯되는데 이 움집이 바로 가구식구조의 기본적인 뼈대를 이룬다 할 것이다. 즉, 움집에서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기둥과 도리·보·대공·서까래 등을 나무로 만들어 결구한 기본적인 목조가구식을 이룬다. 그 후, 고대 중국의 한나라 이래 건축 구조 형식을 따라서 아주 오랜 기간 동안 목조가구식 구조를 사용하여 왔다.

기단부는 대부분 판축으로 지정다지기를 하였고 상부의 하중을 잘 받도록 석재를 사용하여 안전하게 하였으며, 굵은 기둥과 보는 짜 맞추기에 편리하고 가공이 유리한 목재를 사용하였다. 또한, 지붕은 비가 내려도 물이 새지 않고 바람이 불어도 날아가지 않도록 무거운 흙과 기와를 사용하여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었다. 벽체는 내부에 나뭇가지를 엮어 뼈대를 이룬 다음 양쪽에 흙을 맞벽치기한 다음 종이를 바른 심벽구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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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수덕사 대웅전의 소꼬리 모양의 보(우미량)
예산 수덕사 대웅전의 소꼬리 모양의 보(우미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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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한국 건축의 주요 구조부는 항상 목재이다. 그러나 산림이 적어 왕실·귀족·사사(祠寺)·관아 등의 권위적인 건축물이나 양반집에서는 나름대로 뼈대가 굵은 부재를 사용하였지만 일반 서민주거에 사용하는 목재는 모두 껍질을 벗긴 채로 잘 다듬지 않는 둥근 재료로 보, 서까래와 같은 것이 대부분 자연스러운 굴곡을 이룬다. 그러나 육송을 주로 사용한 우리 건축은 건조함에 따라 삼나무와 노송나무 등 다른 나무에 비하여 축소가 심하고 금이 가 맞춤에 있어 이완되는 단점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 건축이 정교하지 않고 거칠다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기단위에 초석을 올려놓고 기둥을 세웠는데 초석은 다듬은 정평주초를 쓰거나 다듬지 않은 자연석 덤벙주초를 사용하였다. 덤벙주 초방식에는 기둥의 하단에 그레질을 해서 초석과 기둥의 접속을 건실하게 하였다. 대규모 건축에는 주로 원형단면의 기둥들이 많이 사용되었으며, 기둥은 밋밋한 민흘림과 가운데가 약간 두꺼운 배흘림기둥을 사용하였다. 기둥의 길이는 기둥 하부 직경의 6∼9배가 되는 것이 많이 사용되었다. 기둥 머리부분에서 기둥과 보를 짜 맞추기를 하여 지붕의 무게를 받치는 공포라는 구조법을 만들었다. 이는 중국계 건축에서 나타나는 방법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나름대로 응용하여 한국적인 수법을 착안하였다. 주요 가구재의 가공과 가구법에 있어서는 목재원형의 생김새를 검토하여 최대한 그 특성을 활용하는 데 주의를 기울였으며 도구는 주로 자귀를 사용하여 치목을 하였으므로 외관이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특색을 나타내게 되었다.49)윤장섭, 『한국의 건축』,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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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적 가구식 구조인 움집-단면도
시원적 가구식 구조인 움집-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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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적 가구식 구조인 움집-외관
시원적 가구식 구조인 움집-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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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건축의 중요부가 모두 목재이기 때문에 기둥의 굵기나 부재의 길이에 제한이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홍예(虹霓)를 구축하는데 사용하는 벽돌조, 혹은 하중을 잘 견디는 석조와 같은 장대한 건축물을 만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목구조는 규모가 비교적 협소함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동양의 목조 건축에 공통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목조가구식 건축물은 아름답고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나 타내지만 석조 건축과는 달리 목재가 내구적이지 않기 때문에 고대의 목조 건축물이 현재까지 남아 있지 않다는 아쉬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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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성 건봉사 입구 홍예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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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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