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섭

다소 복잡한 그림이 당시 사람들의 사냥법을 이해하기 위해 종종 언급되고 있는데 이 그림은 20세기 초반 프랑스의 중서부인 오뜨 가론르 지방의 마르술라(Marsoulas) 동굴에서 발견되었다.

이 그림을 보면 사냥의 대상이 되는 짐승들의 가는 길 방향을 화살표처럼 표시하면서 중간 중간에 덫이 있으며 길이로 나란히 세운 울타리가 짐승들의 방향을 바꾸지 못하도록 하여, 결국은 왼쪽에 있는 강으로 빠지게 하여 사냥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이 장면에서, 울타리는 때로는 나무일 수도 있고 바위 같은 자연지형을 이용할 수도 있는 그러한 모습이다. 이러한 막다른 곳으로 짐승을 몰고 가서 사냥하는 방법을 잘 보여주는 것이 비록 동굴 벽화는 아니지만 약 10㎝ 되는 작은 뼈 조각에 새겨진 것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프랑스 도르돈뉴 지방의 샹슬라드(Chanselade) 유적에서 발견된 이 유물에 새겨져 있는 그림은 기본적으로 들소와 사람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서 들소는 머리만을 그려져 있는데 비정상적으로 큰 이 머리는 왼쪽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그림의 가운데부분을 가로질러 창을 나타내는 화살표 모양의 표시들이 있으며 이 표시의 양쪽으로 여러 명의 사람들이 들소를 쫒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왼쪽은 맨 끝쪽을 향해 점점 좁아지는 장소를 표시하듯 2개의 대각선이 나있고, 이 부분에서 이 짐승의 죽음을 뜻하는 앞다리 2개가 놓여져 있다. 이것은 아마도 당시 사람들이 들소를 좁은 곳으로 몰아 짐승을 사냥한다는 뜻을 표현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울타리와 같은 구조물을 써서 하는 몰이사냥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울타리로 이용하여 짐승을 사냥하는 장면으로 생각되는 것들을 모은 것이 다음의 그림들이다. 모두 5개의 그림 가운데 위의 것은 프랑스의 퐁드곰 유적에서 발견된 것으로 완전히 둘러싸인 울타리 안에 갇혀 있는 여러 마리의 짐승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으며, 특히 북쪽에 있는 두 줄의 가로지른 선은 마치 출입구를 연상시키는 것이다.

피에타 동굴 그림은 스페인 말라가 지방의 피에타(La Pieta) 동굴에서 나온 4종류의 비슷한 유형의 그림으로 역시 울타리를 써서 짐승을 잡는 것을 암시한다. 특히, 두 번째 그림의 울타리 안에 많이 나있는 2개의 점들은 아마도 소나 사슴과 같은 짝굽짐승들의 발자국을 묘사한 것으로, 세 번째 울타리 안에서는 짐승의 머리가 2개 묘사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곳 울타리의 특징은 북쪽을 향하여 완전히 닫힌 상태가 아닌 것으로 아마도 짐승들을 몰아 들어오는 입구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 학자들은 이 그림을 가지고 좀 더 적극적인 해석을 하기도 한다. 즉, 짐승을 가두고 키우면서 잡아먹는 목축의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