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에서 잡은 동물은 진상품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삼국사기』에 사냥물을 왕이나 외국에 진상하는 사례는 10건이 보이며, 그 대상물도 고래(2건), 사슴(2건), 토끼(1건), 호랑이(1건), 꿩(1건), 표범(1건), 매(1건) 등 다양하다. 막연하게 ‘금수(禽獸)’라고 표현한 것도 1건 보인다. 이 가운데 매의 경우는 백제왕이 신라에 선물하였다는 점에서 귀중한 외교용 선물임을 말해 주고, 특별하게 생긴 사슴도 중요한 선물임을 알 수 있다.
왕조 | 시기 | 진상자 | 대상자 | 사냥물 | 비고 |
유리왕(신라, 24∼57) | 19년 8월 | 맥국(貊國) 거수(渠帥, 추장) | 왕 | 금수(禽獸) | 외국인 |
민중왕(고구려, 44∼48) | 4년 9월 | 동해 고주리(高朱利) | 왕 | 고래 | |
태조왕(고구려, 53∼146) | 25년 10월 | 부여 사신 | 왕 | 사슴, 토끼 | 외국인 |
태조왕 53년 정월 | 부여 사신 | 왕 | 호랑이 | 외국인 | |
태조왕 55년 10월 | 동해 태수 | 왕 | 표범(朱豹) | ||
서천왕(고구려, 270∼292) | 19년 4월 | 해곡태수(海谷太守) | 왕 | 고래의 눈 | |
온조왕(백제, B.C. 18∼A.D. 28) | 10년 9월 | 왕 | 마한 | 사슴(神鹿) | |
비유왕(백제, 427∼455) | 8년 9월 | 왕 | 신라 | 흰 매(白鷹) |
동해 쪽 마을을 관장하는 태수들은 왕에게 고래 고기나 눈을 진상하였는데, 당시에 고래를 많이 잡았음을 말해 준다. 맥국(貊國)을 비롯한 외국에서는 신라와 고구려에 사슴·토끼·호랑이 등을 진상 하였는데, 고구려 태조왕(53∼146)은 부여의 사신이 선물한 세 뿔 사슴과 긴 꼬리 토끼를 상서로운 돌물로 여기고 죄수들에게 대사령(大赦令)을 내리기도 하였다.
사냥은 단순이 오락, 무예 기능뿐만 아니라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 행하였다. 고구려는 항상 3월 3일에 낙랑의 구릉에 모여 사냥을 하고 잡은 돼지·사슴을 가지고 하늘과 산천에 제사를 지냈다. 이때 왕이 여러 신하들과 5부의 병사들을 거느리고 사냥을 하였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온달은 포획한 짐승이 남들보다 많았다는 기록도 보인다.20) 『삼국사기』 권45, 열전5, 溫達. 사냥한 동물을 산신 등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습은 근래까지도 행해졌으며, 특히 꿩을 잡아 제사를 지내는 사례가 많았다. 근래에는 꿩 대신 닭을 올려 제사를 지내기에 ‘꿩 대신 닭’이라는 말도 생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