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양위식(讓位式)과 즉위식(卽位式)이 이어서 행해지자, 일본과 한국 황제 간에 돈독한 예사(禮辭)가 교환되고, 양국 황제의 교환(交驩)은 더욱 친밀해져 갔다. 이때 일본 황태자 요시히토(嘉仁) 친왕(親王)은 메이지 천황의 성의(聖意)를 받들어 한국 황실을 방문하기 위해, 이리스가와노미야 다케히토(有栖川宮威仁) 친왕, 육군 대장 카츠라 타로(桂太郞), 해군 대장 도고 헤이하치로(東鄕平八郞) 등을 데리고, 10월 10일에 도쿄를 출발하여, 13일에 오군(吳軍)항에서 군함 가토리(香取)에 탑승하여, 이와테(磐手)와 죠반(常磐) 등의 여러 군함들의 경비를 받으면서, 16일에 인천에 도착하였으며, 곧바로 경성으로 들어갔다. 이때 한국 황제는 황태자와 함께 인천에 나와 맞이하였다. 황태자 요시히토 친왕은 통감 관저(官邸)를 여관(旅館)으로 하여 체류하신 것이 5일인데, 이 사이에 한국 황실을 방문하고, 각 황족들에게 훈장과 금품을 수여하였으며, 한국 각 대신들을 접견하고 일·한 문·무관들 및 외국 영사 등도 알현하였으며, 그 밖에 친히 조선의 사정을 자세히 살폈다. 이리하여 같은 달 20일에 귀환의 길에 오르시자, 한국 황제는 남대문역에 나왔고, 황태자 및 각 황족들은 인천으로 가서 송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