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대
  • 08권 삼국의 문화
  • Ⅴ. 과학기술
  • 4. 신라의 과학과 기술
  • 3) 산업기술
  • (2) 금속기술

(2) 금속기술

 신라의 금속기술은 철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가야의 앞선 금속기술이 이어져 전개되었다. 가야의 제철기술은 덩이쇠로 상징된다. 그것은 철기시대의 권력과 부를 나타내는 첨단기술을 집약한 제품으로 한국의 독특한 유물이다.

 가야문화는 철기의 생산과 새로운 경질토기의 생산으로 특징지어진다. 그것은 중국과는 조금 다른 기술문화였다. 금으로 만든 장식품들은 미적 감각이 풍부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정교한 제작 기법이 특히 두드러진 훌륭한 작품이다. 소박하고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가야의 금관은, 금·은·청동의 장신구들과 함께 가야문화의 높은 금속기술 수준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고 튼튼하면서도 호화로운 철제 갑옷과 투구는 제철기술의 압권이었다. 가야의 금속기술은 그 시기 동아시아의 선진 첨단기술이었다.

 이 가야의 선진 첨단기술은 신라의 기술자들에 의해서 잘 계승되었다. 신라의 금속기술은 화려한 금·은 제품과 아름다운 청동그릇으로 대표된다.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많은 금속제품들은 신라의 조형미와 높은 기술의 조화가 이루어낸 것이다. 특히 순금제품은 가장 주목을 끈다. 고분에서 출토된 여러 금관들은 순금으로 만든 것과 청동에 금도금한 것이 있는데, 고구려나 백제와는 형식이 다른 독특한 모양이 돋보인다. 그것은 신라문화가 가지는 북방적 요소를 뚜렷하게 느끼게 한다.722)金元龍·安煇濬, 앞의 책, 123쪽. 청동그릇은 5∼6세기의 고분과 유적에서 여러 가지가 출토되었는데, 그 중에서 합과 대접은 중요한 유물이다. 가야지역의 출토품 중에서도 비슷한 것이 보이고, 가야와 신라 토기 그릇에도 비슷한 그릇모양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러한 그릇은 그 시기 한국인의 식기로 많이 쓰인 것 같다. 청동제 합과 대접은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면서 차츰 대량으로 만들어져서 한국인의 식기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놋그릇 또는 鍮器로 조선시대 한국인의 대표적 식기로 발전한 이 청동그릇은 구리와 주석, 납을 주성분으로 하는 동아시아의 일반적 청동합금이 아닌 구리와 주석만의 청동합금으로 만들어진 것이 그 특징이다. 조선시대에 놋이라고 불리운 이 청동그릇은 페르시아의 청동그릇과 같은 유형이라는 점에서 신라 문화에 나타나는 북방적 요소와 함께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이다. 놋대접과 놋합은 물레를 써서 질그릇을 성형하는 가공기술을 청동기에 응용하여 정교하게 주조하고 깎아서 만들어낸 금속그릇이었다.

 가야에서 발전하여 신라로 이어진 첨단 금속기술 중에 또 하나 철의 단조기술이 있다. 신라의 금속기술자들은 농기구를 대량 생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수한 철제 공구를 만드는 한 차원 높은 기술을 개발했다. 도끼와 칼에서 망치와 끌과 대패, 그리고 톱의 제작이 그것이었다. 강하고 예리한 철제 공구의 제작은 신라의 토목 건축 기술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6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신라의 대사찰과 석탑의 건립은 우수한 철제 공구의 개발 제작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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