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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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9권 통일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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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탑과 부도의 조각

 통일신라시대의 석조물 중에서 불교관계 조각이 나타나는 예에는 불사리를 모시는 석탑과 스님의 열반 후 그 사리를 모시는 僧墓塔 즉 浮屠를 들 수 있다. 석탑 중에는 神文王 2년(682)에 완성된 2塔 1金堂의 대표적인 感恩寺址의 3층석탑과 같이 탑신이나 기단석에 아무런 조각이 없는 경우도 있고 佛國寺의 多寶塔과 같이 화려한 寶塔形式인 예도 있다. 그러나 8세기 후반이나 9세기의 석탑에는 기단면석이나 탑신면에 仁王·八部衆·四天王 혹은 四方佛이 부조로 조각되거나 飛天 혹은 奏樂天이 표현된 경우가 많다. 이들 탑 중에는 연대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예는 많지 않으나 그 조각의 양식으로 보아서 대략 상대적인 편년을 세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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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3>遠願寺址三層石塔塔身四天王像
<그림 13>遠願寺址三層石塔塔身四天王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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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부근에 있는 탑들 중에는 遠願寺址에 남아 있는 두 석탑의 초층 탑신에는 사천왕상이 높은 부조로 표현되었는데, 그 조각기법이 우수하고 상들의 갑옷 표현이 사실적이며 자세도 자연스러워서 전성기 신라 조각양식을 반영하고 있다(<그림 13>). 감은사지 탑 출토 사리함에 붙어 있는 682년경의 사천왕상에서는 아직 持物이나 자세가 아직 확립되지 않았으며 그 다음 단계의 대표격인 석굴암의 사천왕상과는 탑을 든 多聞天을 제외하고는 별로 도상적인 공통점이 없으나 갑옷의 형태, 量感있는 조각수법에서 8세기를 넘어서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탑신의 부조조각 중에 사방불이 조각된 경우는 강원도 양양군 속초 근처에 있는 陳田寺 절터의 3층석탑 첫번 탑신에 보인다. 항마촉지인·약함지물·설법인 등의 사방불 조각이 비교적 정교하게 낮은 부조로 표현되었는데, 이 절터는 9세기초 중국에서 돌아온 선종 道義선사가 활약했던 진전사지로 추정되며 탑은 9세기 전반기의 것으로 생각된다. 이 석탑의 1층 기단 각 면에는 2구의 비천상이 있고 2층 기단석 면에는 각 2구씩의 팔부중상이 조각되었다. 팔부중상의 표현은 석굴암의 전실 양측에 4구씩 조각되었는데 반하여 이들 석탑의 기단면석에 조각된 八部神將상들은 대체로 8세기말 9세기의 신라 석탑에 많이 보이고 그 조각수법의 부드러움이나 다양한 도상에서도 공통성이 발견되는 점에서 天部像의 도상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해준다.

 팔부신장이 표현된 석탑 중에는 경주 昌林寺塔 등이 있으며 경주박물관이나 국립박물관 소장에는 해체된 탑신에 팔부중이 표현된 예들이 여럿 남아있다. 이외에 경주 낭산 陵只塔의 기단에 있는 팔부중상이나 안동 신세동 7층석탑 기단에 있는 팔부신장들은 다른 곳에 있었던 상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늦어도 9세기에는 제작되었던 예들로서 중요하다.

 탑신에 조각된 경우는 아니나 화엄사의 4사자삼층석탑의 경우는 기단석의 일부로 4마리의 사자가 3층탑을 받들고 그 중앙에는 승려형의 인물이 서 있어서 인물이나 동믈조각의 연구에 사실적 묘사나 조각수법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불교관계 석조물 중에는 법당 앞에 위치하는 석등이 있으며 法燈을 받드는 조각에 사자가 표현된 경우 중에 광주박물관에 있는 中興山城 쌍사자석등이나 法住寺 쌍사자석등이 있는데 이들 사자의 표현은 생동감이 있고 사실적이며 당시 동물조각의 중요한 재료가 된다.

 고승의 墓塔으로 세워진 浮屠에는 사람 얼굴에 날개있는 새의 몸을 한 가릉빈가, 비천 또는 여러 가지 장식문양 등 극락정토의 장면에 등장하는 상들이나 문양이 많이 나타난다. 문성왕 6년(844)에 입적한 廉居和尙의 부도는 아마도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부도이며 사천왕의 조각이 있다. 이 부도들은 대부분 연계되는 스님의 행적을 기록한 비문들이 같이 남아 있어서 쌍봉사의 칠감선사부도(868), 실상사 증각대사부도 등 연대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서 중요하다. 그리고 비석은 원래 밑에 龜趺와 비문 위에 얹는 螭首가 있는데 생동감있는 용이나 거북의 얼굴이 점차 용모습으로 변하는 과정 등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와 상징성에 대한 당시의 사고방식을 알 수 있다. 대체로 부도의 구조와 그 표면의 장식은 서로 유사성이 많고 전통을 이어주는 보수성이 강하여 표현양식의 변천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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