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려 시대
  • 18권 고려 무신정권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2. 무신정권과 문신
  • 1) 무신란과 문신의 동향
  • (3) 등용문신

(3) 등용문신

 문신의 셋째 유형으로는 무신란 이후에도 문신 지위의 유지가 그대로 허용되었거나 무신정권에 참여·협력했던 등용문신을 들 수 있다. 등용문신은재등용된 경우와 신규로 등용된 문신으로 구분된다.

 먼저 의종 때에 이미 관도에 진출해 있었거나 고위관직에 있던 문신들 중에서 덕망이 있거나 선정으로 백성을 다스렸던 인물이 있었음은 이미 앞에서 인용한 바 있다. 이들은 난 후 무신집권자들에게 인정을 받고 재등용되어 재상직에까지도 승진하였다. 이들 문신을 舊文臣이라 할 수 있는데, 文克謙이나 尹鱗瞻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리고 난 이후 과거에 급제하여 신규로 등용된 신진문신들도 있었다. 무신정권기를 대표할 수 있는 이인로와 이규보를 비롯한 대부분의 문신들이 이 부류에 속한다. 무신란 후 일시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어 피신함으로써 화를 면했던 이인로는 난이 진정된 후 과거를 통하여 무신정권에 등용되었다.378)≪高麗史≫권 102, 列傳 15, 李仁老. 또한 이규보는 명종 때에 문신으로서 현달할 것을 지향하였으나 몇 번의 좌절을 겪은 후 최씨정권에서 중용되어 마침내 재상에까지 올랐다.379)≪高麗史≫권 102, 列傳 15, 李奎報.

 그리하여 등용문신들은 무신집권자들이 포섭하고 우대함에 따라 그들에게 결탁·아부하면서 무신정권에 진출하여 크게 활약하였다. 무신들이 문신을 등용한 것은, 양반제도의 유지를 위해 문반기구를 그대로 놔두었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문신을 등용할 정치가 되어 있었고, 정치나 행정사무를 담당할 문신이 필요했으며, 그리고 문신의 대학살로 민심이 흉흉하게 동요되었으므로 이를 수습·안정시키기 위함이었다.380)邊太燮,<高麗後期의 武班에 대하여>(≪高麗政治制度史硏究≫, 一潮閣, 1971), 407∼408쪽.

 등용문신의 활동상과 그 성격에 대하여는 다음 항에서 자세히 살필 것이다. 등용문신은 말할 것도 없이 정계에 등장한 계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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