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조선 시대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Ⅰ. 학문의 발전
  • 4. 지리지의 편찬과 지도의 제작
  • 3) 세계지도의 제작
  • (2)≪해동제국기≫의 일본 및 유구국지도

(2)≪해동제국기≫의 일본 및 유구국지도

 성종 2년(1471)에 왕명에 의하여 신숙주가 찬진한≪해동제국기≫에는 책머리에 海東諸國總圖, 日本本國之圖, 日本國西海道九州之圖, 日本國一岐島之圖, 日本國對馬島之圖, 琉球國之圖를 포함하는 7장의 지도가 포함되어 있다. 위의 지도 중 일본본국지도는 책 2쪽 크기의 2장으로 되어 있어서 실제로는 6장의 지도가 되는 셈이다. 일본본국지도를 제외하면 모두 2쪽 크기의 1장짜리 지도이다.≪해동제국기≫의 본문은 모두 鑄字本이고 지도만 목판본이다.≪해동제국기≫의 일본과 유구국지도는≪新增東國輿地勝覽≫의 東覽圖(1530) 보다 약 60년 전에 판본으로 인쇄된 지도이다. 성종 12년에 완성된≪동국여지승람≫보다도 10년이나 앞서는 판본이다. 따라서≪해동제국기≫의 일본도는 우리 나라에서 만든 판본지도로서 현전하는 것 중에서 가장 오랜 지도이며, 독립된 일본지도로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도이다.≪해동제국기≫의 古刊本은 현재 4부가 알려져 있으며, 3부는 일본에 있고 1부만이 국사편찬위원회에 소장되어 있다. 국사편찬위원회 소장본은 對馬島 宗家의 소장본을 1930년대에 구입해 온 것이다.

 ≪해동제국기≫를 편찬한 신숙주는 세종대부터 성종대에 이르기까지 관직에 있었다. 특히 세조의 명에 따라 영의정으로 예조의 사무를 겸임하였으며 사대교린이 외교정책을 전담하였다. 특히 성종대에 이르러 해동제국 使人應接의 사례를 개정하는 등 외교상의 면목을 새롭게 하였다.≪해동제국기≫는 조선시대에 우리 나라에서 제작한 유일한 외국의 地誌書이며, 또 현지 자료를 직접 수집하고 일부이기는 하나 현지조사 자료가 첨가된 지도가 포함되어 있다. 태종 2년(1402)에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에서는 일본의 위치를 우리 나라보다 훨씬 남쪽에 위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그 크기도 우리 나라의 1개道 정도의 크기로 알고 있었다. 신숙주는≪해동제국기≫서문에서 일본은 “黑龍江 북쪽에서 우리 나라 濟州의 남쪽에 이르며 琉球와 서로 접한다”라고 기록하고, 일본은 우리 나라의 남쪽에 위치하는 것이 아니고 동해에 위치하고 있음을 밝혔다. 신숙주가 실제로 일본에 왕래한 경험이 있다 해도 일본의 북단이 흑룡강 북쪽까지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는 어려웠을 것이다.≪해동제국기≫의 이러한 자세한 정보는 조선 초기 우리 나라의 동북부지방 개척에 따라서 그곳의 선원들을 통해서 얻은 지리적 지식의 축적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도 자체에 범례가 들어 있지는 않으나≪해동제국기≫목록 다음에 범례가 실려 있다. 범례에 의하면 “1圖中 黃畵은 道界, 墨畵은 州界, 紅畵는 道路”라고 적혀 있으며, 도로는 일본의 里數를 사용했으며 일본의 1리는 우리 나라의 10리에 준한다고 되어 있다. 이 범례로 보면 목판으로 지도를 인쇄한 후 도계와 주계를 각각 다른 색으로 구분하고 도로는 紅線으로 표시할 의도였음을 알 수 있다. 현재 국사편찬위원회에 소장되어 있는≪해동제국기≫에서는 도계와 도로의 표시가 없으나 찬진된 원본에는 판본 자체에서는 볼 수 없는 황색으로 도계, 홍색으로 도로가 채색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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