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鄕藥’이란 국내에서 나는 약재를 가리키는 말로서 중국에서 수입된 ‘唐藥’에 대해 상대적인 말로 쓰였다. 이 말은 고려 중기 후반기에≪향약구급방≫이 간행되면서부터 널리 알려졌는데, 고려말 무렵에 이르러서는 향약에 대한 지식이 확충되어 여러 종의 향약방서들이 나타날 정도가 되었으며, 조선의 건국 후에는 향약의 채집과 이용에 관한 권장법이 더욱 확장·심화되었다.

　그렇지만 향약의 연구와 재배 권장의 절정기는 세종 때였다고 할 수 있다. 세종은 의학으로 백성을 구제한다는 자주적 방책을 세우면서 향약의 진위를 감별하는 방법의 하나로 의약 전문가들을 중국에 파견하여 약에 대한 지식의 범위를 넓히는 한편, 각 지방에 분포되어 있는 향약들의 실태를 철저히 조사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향약 채취시기를 적절히 하기 위하여≪鄕藥採取月令≫을 간행하고, 곧이어 향약방을 집대성한≪향약집성방≫을 편집하도록 하여 의약의 자립적 발전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여기에서는 먼저 향약의 권장, 감별과 재배 등에 관련된 사항들을 주로 살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