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조선 시대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Ⅱ. 기술
  • 1. 농업과 농업기술
  • 1) 농업과 그 환경
  • (1) 자연환경

(1) 자연환경

 조선 전기 농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 시대 농업이 처해 있었던 농업환경, 즉 자연환경(기후와 풍토)과 농업노동력(인구) 그리고 노동수단과 노동대상으로 나눠진 농업생산수단을 살펴야 할 것이다.

 먼저 조선 전기의 여러 자연현상 가운데 농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바로 기후였다. 그러나 나이테를 연구하는 年輪氣象學(Dendrochronology)이 그다지 발전하지 못한 현재의 우리 기상학 연구 수준으로는 당시의 기후가 오늘날의 그것과 어떻게 다른지를 완벽하게 밝혀내기 어렵다.153) 아직도 우리 기후사 연구수준은 조선 전기의 기후를 복원할 만큼의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연륜기상학적인 연구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최종남 외,<아한대 침엽수림 연륜연대기를 이용한 중부 산간지역의 고기후복원>, ≪韓國第四紀學會誌≫6-1, 1933). 다만 당시의 기후가 오늘날의 그것과 유사하다고 가정할 때, 우리는 일단 온도와 강우량을 함께 고려한 지표로서의 건조지수를 통해 이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154) 李鎬澈,<農具 및 水利施設>(≪朝鮮前期農業經濟史≫, 한길사, 1987), 360∼363쪽.
김연옥,<조선시대의 기후환경-사료분석을 중심으로->(≪지리학논총≫ 14, 1987).
이에 의하면 한국의 기후는 중국과 일본의 중간적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한 사정에 따라 우리는 당시의 농업이 중국과 맞먹는 봄가뭄(春旱)과 일본을 능가하는 여름장마(夏雨), 그리고 작물의 월동이 곤란할 만큼 추운 겨울(嚴冬)에 직면했을 뿐 아니라, 또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반드시 필요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더구나 중국 화북지방의 황토와 다른 토양조건, 그리고 전국토의 절대 다수가 산이었다는 자연조건으로 말미암아 대부분의 농작업은 계곡 사이에 위치한 경사지에서 전개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조건 때문에 일본과는 달리 논으로 조성될 수 있는 늪지대의 토지가 크게 부족하여 旱田 중심의 농업이 전개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당시의 우리 농민들은 이러한 특유의 자연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이와 같은 인위적인 노력도 이 시대 농업의 기본적인 환경에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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