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대엽은 時調詩와 같은 길이의 사설(오나리)을 거문고·笛(대금)·장고·북 등의 여러 악기의 반주에 맞추어서 노래부르는 독특한 성악곡이다. 불일정한 길이의 다섯개의 旨와 餘音으로 구성된 만대엽은 16정간 6대강 1행 악보 15행 길이의 노래로 앞 시대 악곡에 비하여 길지 않은 단가이다.
이러한 만대엽을 흔히 가곡의 祖宗이라 하여 중대엽과 삭대엽보다 선행하여 발생한 것으로 인식하여 왔으나, 만대엽·중대엽·삭대엽은 동시 발생의 악곡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0929)≪梁琴新譜≫(≪한국음악학자료총서≫14, 1987). 그리고 이 세 악곡은 그 사설과 장단, 형식 등의 악곡구조에서 동일하고, 그 선율에서도 유사하며, 다만 빠르기만 서로 달랐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 악곡은 동시에 애호되지는 않았고, 시대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애호되었을 것이다.
만대엽은 세 악곡 중 가장 먼저 애호되었지만, 노래로 불려진 기간은 중대엽이나 삭대엽에 비하여 그리 길지 않았다.≪금합자보≫등에 기록된 만대엽은 모두 임종궁의 平調로 되었고, 여타 악조의 만대엽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만대엽은 오직 평조로만 불리워졌을 뿐이고, 그 사실은 이 노래가 처음 얼마간 불려지다가 곧 중대엽이 대두되어 불려지지 않게 되었음을 말해준다. 다음<악보 11>은≪금합자보≫ 만대엽의 첫행(16정간)이다.
만대엽은 五旨와 餘音으로 된 그 노래(심방곡) 양식을 중대엽에 물려 주었지만, 한편으로≪양금신보≫<악보 12>에 기록된 것처럼 음수가 많아지고 박자도 늘어나서 長大葉으로도 불리웠고, 거문고 다스름 같은 독주곡으로 탈바꿈하여 오랫동안 선비들에게 애호되었다.0930)황준연,<양금신보 만대엽의 해독>(≪한국음악연구≫12, 1982), 30∼45쪽. 그리고 성악이든 기악이든, 만대엽은 평조로 된 악곡이기에 항상 그 곡상이 ‘從容閑遠 自然平淡’하다고 하겠다.0931)≪玄琴東文類記≫(≪한국음악학자료총서≫15, 1987),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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