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조선 시대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2. 농업생산력의 발달과 상품작물의 재배
  • 1) 수전농업의 생산력
  • (2) 새로운 품종의 보급

(2) 새로운 품종의 보급

 벼의 품종은 매우 다양하다. 그것은 심고 거두는 시기에 따라 크게 3종류로 나누어진다. 일찍 심어서 일찍 거두는 올벼(早稻), 늦게 심어서 늦게 거두는 늦벼(晩稻), 그 중간 시기에 심어서 거두는 중생벼(次早稻)의 3종류이다.0020) 씨앗을 뿌리는 시기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 조도는 3월 상순에 심어서 7월에 거두는 벼품종이고, 차조도는 4월 상순에 파종하여 8월에 거두며, 만도는 4월 중순이나 말에 파종하는 벼품종이다(姜希孟,≪衿陽雜錄≫;高尙顔,≪農家月令≫참조).

 이 3종류에는 각각 다수의 벼품종들이 존재하였다. 각 시기의 농서의 편찬자가 이러한 벼품종을 모두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그 시기에 우수하면서 보급할 만한 가치가 있는 품종들을 농서에 기록하였다. 그리하여 그것을 보존하고 보급함으로써 농업생산력을 증진시키고자 하였다. 이에 우리는 각 시기의 농서에 실려 있는 벼품종을 살펴봄으로써 당시의 농업생산력의 발전 추이와 당시 지식인들이 주로 발전하였거나 발전시키고자 하였던 측면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조선 전기의≪衿陽雜錄≫에는 조도가 3종, 차조도가 4종, 만도(찰벼와 山稻를 포함)가 17종이 기록되어 있다. 당시 벼품종은 워낙 수가 많아 농서의 편찬자가 모두 기록할 수 없었지만,0021) 柳重臨,≪增補山林經濟≫권 2, 治農.
徐有榘,≪林園經濟志≫本利志 권 5, 種藝 上 및 권 7, 穀名考.
당시에 우수하면서 보급할 만한 가치가 있는 품종은 대부분 기록하였다.

 조선 후기에는 농업기술이 발달하면서, 기후와 풍토에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품종이 개발되고 보급되었다. 18세기초에 작성된≪山林經濟≫에는≪금양잡록≫에 실려 있는 벼품종을 기록하고,0022) 이 시기에 사라진 晩稻의 품종 黑黔夫只(거믄검부기)와 東鼎艮里(동솓가리)는 적지 않았다. 이 시기에 새로 생겨난 조도 2종, 차조도 4종, 만도 4종을 추가로 기록하였다.0023) 洪萬選,≪山林經濟≫권 1, 治農 種稻. 특히 예슈리(倭水里)와 대초벼(大棗稻) 같은 품종은 17세기 중엽 이후 이앙법이 일반화되면서 이앙에 적합한 벼품종으로 개발·보급된 대표적 예로서, 蘆原과 豊壤(현재의 경기도 양주)에서 많이 심었다고 한다.0024) 洪萬選,≪山林經濟≫권 1, 治農 晩稻.≪산림경제≫에 추가로 기록된 종자들은 18세기 중엽 이후에도 그대로 재배되었고≪增補山林經濟≫에도 소개되었다.0025) 柳重臨,≪增補山林經濟≫권 2, 治農 晩稻類.

 이것을 바탕으로 19세기에는 벼품종이 더욱 발달하였다. 그리하여 19세기초에는 가뭄에 잘 견디거나, 수확을 많이 할 수 있는 품종들이 소개되어 널리 재배되기도 하였다.≪林園經濟志≫에는 조도가 19종, 차조도가 10종, 만도가 30종이 기록되어 있는데, 앞의 농서들과 비교하면 가뭄에 잘 견디는 조도와 수확량이 매우 높은 벼품종들이 소개되고 있다. 즉 가뭄에 잘 견디는 조도인 밧오려(旱早稻)가 새로이 소개되었으며,0026) 徐有榘,≪林園經濟志≫本利志 권 7, 穀名攷. 1두락의 씨앗을 뿌리면 120∼130두를 수확하는 서양벼(西洋稻) 등이 소개되어 재배되었다. 이 서양벼는 옛날에는 없었던 것으로 서쪽지방에서 전래되었으며, 종자의 번식력이 커서 조금만 파종하여도 많이 수확할 수 있었으므로 농가에서는 곳곳에서 그것을 파종하였다고 한다.0027) 위와 같음.

 이와 같이 조선 후기에는 농업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기후와 풍토에 적응할 수 있으면서도 선진적인 농업기술에 부합할 수 있는 벼품종이 개발·보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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