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계몽가들은 교육진흥을 위하여 일차적 과제로 전국 각지에 학교를 설립하였다. 러일전쟁 이후 일제의 식민지화 작업이 교육부문에서는 관공립학교를 통하여 추진되었기 때문에, 애국계몽가들은 사립학교를 설립하여 근대교육과 민족교육을 실시하고자 하였다.

선구적 애국계몽학회인 국민교육회(1904. 8)는 일반국민의 교육 곧 보통교육의 발달에 설립 목적을 두고, 학교설립과 서적편찬에 노력하였다. 국민교육회는 普光學校(1905. 8)·漢南學校(1906. 9)·國民師範學校(1905. 12) 등을 설립하였다.⁰⁸⁶⁷⁾申惠暻, 위의 글, 155·169∼171쪽.

한북흥학회는 漢北義塾(1906. 12), 서우학회는 사범양성을 위한 西友學校(1907. 11), 서북학회는 西北協成學校(1908. 1)를 설립하여 민족의 인재를 양성하고자 노력하였다. 서북협성학교는 師範速成科로 출발하여 이후 보통과와, 일제의 산림 침탈에 대응하려는 測量科를 두었다. 또한 서북학회는 노동계층의 교육을 위한 水商夜學校, 경제적 실력양성을 위한 농림강습소를 경영하였다.⁰⁸⁶⁸⁾李松姬, 앞의 책, 86∼87쪽. 이와 함께 서북학회는 각지에 支校를 설치하여 교육구국운동을 전개하였다.

정치·사회단체들도 학교의 설립을 권장하고 직접 학교를 설립하여 경영하였다. 대한자강회의 고령지회는 靈新學校를, 남양지회는 普興學校를, 의주지회는 自新學校를, 인천지회는 仁明學校를, 그리고 많은 지회들이 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했다. 대한자강회는 남양지회·의주지회·삼화지회가 학교관계로 지방관아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의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했고, 인천지회의 학교설립시에는 본회 간사원을 總敎師로 파견하는 등 지방지회의 학교 설립과 운영을 후원 장려하였다.⁰⁸⁶⁹⁾≪大韓自强會月報≫제4호 46쪽, 제6호 76·82쪽, 제7호 61쪽, 제8호 58∼59쪽, 제9호 44∼46쪽, 제11호 67·72쪽, 제12호 71쪽.

대한협회의 지방지회들은 더욱 많은 학교를 설립하여 경영하였다. 전주지회는 涵育學校와 育英學校를,⁰⁸⁷⁰⁾≪大韓協會會報≫제2호, 58쪽. 포천지회는 玉成義塾과 莘野義塾을,⁰⁸⁷¹⁾≪大韓協會會報≫제5호, 57쪽. 영흥지회는 洪明學校를 운영하였다.⁰⁸⁷²⁾≪大韓協會會報≫제7호, 57쪽. 해주지회는 鄕校 내에 사범학교의 설립을 추진했고,⁰⁸⁷³⁾≪大韓協會會報≫제4호, 58쪽. 碧城·大寧·齊民 3개 학교를 통합하여 學部에 인가를 청원하였다.⁰⁸⁷⁴⁾≪大韓協會會報≫제12호, 56쪽. 단천지회는 維新學校를 운영했고, 유신학교 내에 중학교를 세웠다.⁰⁸⁷⁵⁾≪大韓協會會報≫제11호, 52쪽. 남해지회는 育英學校를 운영하기로 하고,⁰⁸⁷⁶⁾≪大韓協會會報≫제6호, 68쪽. 郡內 공공의 재산과 향교토지를 학교에 부속하기로 했다.⁰⁸⁷⁷⁾≪大韓協會會報≫제6호, 68∼69쪽. 경성지회는 각 면과 동에 國文學校를 설립하기로 했으며,⁰⁸⁷⁸⁾≪大韓協會會報≫제7호, 57쪽. 제주지회는 폐교된 義興學校를 인수하여 경영했다.⁰⁸⁷⁹⁾≪大韓協會會報≫제7호, 59∼60쪽. 덕원지회는 과거 대한자강회가 설립했으나 폐교 지경에 이른 普文學校를 인수하여 운영했으며, 德源府 향교를 설득하여 향교 안에 학교를 설립하게 되었다.⁰⁸⁸⁰⁾≪大韓協會會報≫제9호, 57쪽. 부안지회는 永信學校를 운영하면서 開明義塾도 신설하게 되었다.⁰⁸⁸¹⁾≪大韓協會會報≫제12호, 56쪽.

대한협회의 지회들은 신교육을 담당할 교사 양성을 위한 사범학교 설립에 노력했고,⁰⁸⁸²⁾≪大韓協會會報≫제4호, 58쪽·제12호, 25쪽.
≪大韓民報≫, 1910년 7월 23일,＜敎育界＞. 삼림 산야를 일정 기간 안에 신고하지 않으면 국유지로 몰수하도록 규정한 새로운 山林法에 대응하여 측량과와 측량학교를 설립하였다.⁰⁸⁸³⁾≪大韓協會會報≫제5호, 60·62쪽.
宋炳基(外)≪韓國近代法令資料集≫Ⅵ (國會圖書館, 1971), 233∼234쪽. 대한협회 지회들은 夜學校의 설립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 대구지회는 國民夜學校를, 해주지회는 회관 안에 講習所夜學校를 설치했고,⁰⁸⁸⁴⁾≪大韓協會會報≫제8호, 62쪽·제12호, 56쪽. 남원지회는 법률·일어·산술 3과의 야학을 설립하였다.⁰⁸⁸⁵⁾≪大韓民報≫, 1910년 5월 29일. 우리 나라의 야학은 1907년 7월에 설립된 馬山勞動夜學에서 비롯되었는데,⁰⁸⁸⁶⁾이균영,≪신간회 연구≫(역사비평사, 1993), 322쪽. 대한협회 지회들의 야학설립으로 더욱 확산되어 갔다.

신민회 회원들도 전국 각지에 무수히 많은 학교를 설립하여 교육구국운동을 전개하였다. 보창학교는 이동휘가 신민회의 노선에 따라 강화읍에 세운 중학교로, 강화군에만 21개의 소학교와 支校가 설립되었다.⁰⁸⁸⁷⁾李尙根,＜愛國啓蒙團體의 敎育救國運動＞(≪朴永錫敎授華甲紀念 韓民族獨立運動史論叢≫, 1992), 176∼179쪽. 대성학교는 안창호가 평양에 설립한 중등교육기관으로, 민족운동의 간부 양성과 국민교육의 사범양성에 목적을 두고, 지식계발뿐만 아니라 애국정신과 상무정신의 고양에 힘썼다. 그리하여 역사교육과 兵式體操를 중요시했다.⁰⁸⁸⁸⁾金瀅植,＜平壤大成學校와 安昌浩＞(≪三千里≫, 1932년 1월호).
주요한, 앞의 책, 89쪽. 李昇薰이 평북 定州에 세운 五山學校 역시 국권회복을 위한 인재양성에 역점을 두었으며, 항일독립투사를 배출한 신민회계열의 대표적인 학교의 하나였다.

한편 애국계몽운동의 일환으로 근대대학도 설립되었다. 1905년에 전문교육기관으로 보성전문학교가 설립되었다. 1906년 9월에는 平壤 崇實大學이 창건되었으며, 1910년 3월에는 梨花學堂 大學部가 설치되어, 합방 이전에 이미 우리 나라에 대학교육이 실시되었다. 특이한 사실은 우리 나라 최초의 4년제 근대대학인 평양 숭실대학이 기독교 선교사들과 평양주민들의 합력에 의하여 설립되었다는 점이다. 미국 북장로교 선교부 보고서(1906)는 ①숭실대학의 설립이 한국인들의 대학교육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여 계획되었고, ②숭실대학 설립계획이 제시된 평양의 교회집회에서 2,000달러 이상의 엄청난 모금이 이루어진 사실을 알려 준다.⁰⁸⁸⁹⁾Report of the Korea Mission of the Presbyterian Church in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to the Annual Meeting, Seoul, Sept. 1906, p. 36.≪大韓每日申報≫(1906. 7)도＜平壤大學校 설립을 축하함＞이란 장문의 기사 중에서, “근래에는 평양 예수교회에서 대학교를 설립하는데, 일반 남자들의 의연은 으레 있는 일이거니와, 同地의 부녀들은 금은 반지 패물 등속을 그 이름도 밝히지 않고서 앞다투어 기부하여, 며칠 되지 않아 수천원(약 6천원)에 이르렀다”⁰⁸⁹⁰⁾≪大韓每日申報≫, 1907년 7월 13일, 논설＜賀平壤大學校設立＞.고 경탄해 하였다. 을사조약 이후 애국계몽운동이 풍미하는 가운데, 숭실대학이 평양주민들의 거대한 모금에 힘입어 설립된 것은 한국 최초의 근대대학이 ‘평양주민의 대학’ 곧 ‘민족적 대학’의 성격을 띠고 설립된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한국 최초의 근대대학이 애국계몽운동을 배경으로 하여 설립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⁰⁸⁹¹⁾柳永烈,＜韓國 최초 近代大學의 설립과 民族的 성격＞(≪한국민족운동사연구≫15, 한국민족운동사연구회, 1997), 104∼107쪽.

애국계몽가들의 학교설립운동으로 1907년에서 1909년 사이에 무려 3천여 개의 사립학교가 설립되어 근대교육과 민족교육이 실시되었다. 이에 일제는 1908년 8월＜사립학교령＞과＜학회령＞을 공포하여 민족교육을 말살하려 했고, 1909년 2월에는＜寄附金募集取締規則＞을 제정하여 사립학교를 탄압하였다.⁰⁸⁹²⁾尹漢喆,＜韓末 私立學校令 以後 日帝의 私學彈壓과 그 特徵＞(≪한국독립운동사연구≫2,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1988), 65∼10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