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신문≫은 국민들에게 신문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었다. 정부관리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였으며 국민계몽을 위해 노력하여 이 같은 편집정신은 그 이후에 나타나는 한국언론의 전통으로 확립·계승되었다.≪독립신문≫이후에 나타난 한말의 애국계몽적인 언론과 일제하의 항일언론투쟁, 그리고 광복 후 반독재 민주화를 지향하면서 이룩한 언론의 역할은≪독립신문≫으로부터 비롯되어 오늘의 신문에까지 이어 오고 있는 것이다.

≪독립신문≫에 앞서 1883년 10월부터 1888년 7월까지 정부기구인 박문국에서는≪한성순보≫와≪한성주보≫를 발행했는데≪독립신문≫은 그 내용과 운영방식에서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순보－주보와는 확연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첫째, 순보와 주보는 정부에서 발행한 신문이므로 국민계몽과 지식 전달에 치중하였으나≪독립신문≫은 논평과 비판을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삼았다. 서재필은 창간호 논설에서 “정부관원이라도 잘못하는 이 있으면 우리가 말할 터이요 탐관오리들을 알면 세상에 그 사람의 행적을 폐이겠다”고 선언하였다. 논설을 1면 머리에 실어서 정부와 집권 위정자들의 비정을 가차없이 비판하고 탐관오리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였으며, 민간인의 잘못도 서슴없이 지적하였다.

둘째,≪독립신문≫은 국민의 권리와 의무가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었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며 관리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존재임을 알려 주었다. 관존민비의 봉건적인 전제군주 치하에 억눌려 살던 국민들로서는 처음으로 깨닫게 되는 새로운 사실이었다.

셋째, 국민들은 이 신문에 실린 사설과 기사를 통해 국가의 안위가 위태로웠던 당시의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치가 어떠한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열강 여러 나라들이 국가의 이권을 탈취한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국가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저항하도록 하였다.

넷째,≪독립신문≫은 한글을 전용하고 띄어쓰기를 실시하여 누구나 읽기 쉽도록 만들었다. 배우기 쉽고 쓰기 편한 우리 글로 신문을 제작하여 한글을 일상적인 공용문자로 격상시켰다. 그 후에 창간되는 한말의 다른 민간신문 가운데는 국한문 혼용 신문과 한글 전용 신문이 있었는데 한글 전용 신문은≪독립신문≫의 선구적인 한글 전용을 뒤따른 것이다.

다섯째, 구독료를 싸게 하여 상하귀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1897년 1월부터 한글판과 영문판을 분리하면서 한글판을 영문판보다 구독료를 싸게 책정하여 한국인들에게는 신문구독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어 많은 사람이 읽도록 배려하였다. 1897년 1월부터의 구독료는 다음의＜표 3＞과 같이 한글판은 1부당 동전 2푼(2전), 월 25전, 연 2원 60전으로, 영문판은 1장당 동전 5푼(5전), 월 75전, 연 6원으로 차별을 두었다.

여섯째, 신문이 광고매체로서의 기능을 지니고 있음을≪독립신문≫은 실증하였다.≪한성주보≫에는 몇 건의 광고가 등장하였으나 광고료를 받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순보와 주보가 구독료를 받은 것은 확실하지만 광고료를 신문의 수입원으로 삼지는 않았다.≪독립신문≫의 광고 게재는 신문경영에 있어서 중요한 수입원이 되었다. 광고료를 수입원의 중요한 부분으로 삼아서 독립적인 사업으로 신문을 운영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기 때문에 그 이후에 창간되는 민간신문에서 이와 같은 경영방법을 채택하였던 것이다.≪독립신문≫ 이후에 여러 민간신문이 나타나게 된 것은 정부의 보조가 없어도 구독료와 광고료만으로 신문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일곱째, 영문판≪The Independent≫는 당시의 한국사정을 한국인의 입장에서 세계에 알리고 한국인의 의사와 주장을 세계 각국 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 밖에도≪독립신문≫은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의 활동을 지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