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시대의 유명한 시인의 한 사람인 이규보는, 글재주가 뛰어나 어려서부터 신동이라고 불리었다.

그 때까지 우리 나라 사람들은 중국의 영향을 받아 중국의 글을 읽고, 중국식의 글을 썼으나, 이규보는 우리 나라 사람다운 시를 읊고 글을 썼다.

이규보가 쓴 동국이상국집이라는 책에 실려 있는 동명왕편은 그 대표적인 작품인데, 이는 고구려의 시조 동명왕 이야기를 서사시로 엮은 것이다. 그는 동명성왕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그 위대함에 감탄하게 되었다.

그는 고려가 고구려를 이어받았으므로 고구려의 시조 동명성왕은 고려와 특히 관계가 깊은 분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동명성왕에 관한 내용을 후세에 길이 전하기 위하여 동명왕편을 쓰기 시작하였다.

당시에도 삼국사기라는 역사책이 있었으나, 동명성왕에 대하여 자세하게 씌어 있지 않은 것을 안타까와했던 것이다. 이처럼 이규보는 민족 정신에 바탕을 두고 글을 썼다.

그는 최충헌과 가까이 지내면서 벼슬을 하였다. 비록 낮은 벼슬자리에서 출발하였지만, 자기가 맡은 일을 성실히 하여 마침내 최고 벼슬에까지 이르렀다. 그는 벼슬을 하면서 한편으로 계속하여 시를 써 훌륭한 작품을 남겼다.

이규보에 이어 이승휴라는 시인이 나타났는데, 이승휴는 제왕운기라는 역사시를 썼다. 이 책은 고조선의 단군에서부터 각 부족 국가의 여러 임금과 영웅의 이야기를 시로 엮은 것이다.

단군 신화는 맨 처음 삼국유사라는 역사책에 실렸고, 이어서 제왕운기에 실렸다. 고려 시대 사람들이 민족 국가를 이룩하여 나가는 데 단군을 한 조상으로 삼고 높이 받들고자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고려 시대 후기에는 설화를 내용으로 하는 문학이 발달하여, 신화, 전설, 일화 등 우리 나라의 역사 이야기를 시나 문장으로 엮은 것이 많다. 고려 시대의 문인들은 이와 같이 우리 나라를 깊이 사랑하고, 우리의 것을 제목으로 하여서 글을 지어 민족의 문학을 일으키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