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에서 정치가 어지러울 때, 나라 밖에서는, 서양의 여러 나라가 군함을 이끌고 동양으로 다가왔다. 그들은 먼저 중국을 찾아가 무역을 하자고 조르면서 아편과 같은 나쁜 물건도 팔았다.

이러한 침략 세력은 우리 나라에도 뻗어 왔다. 서양 배들이 바닷가에 자주 나타나서 물길을 조사하는 한편, 통상을 하자고 조르니, 나라는 긴장과 불안에 싸였다.

이러한 어려운 때에 정권을 잡은 흥선 대원군은 고종 임금의 아버지였다. 흥선 대원군은 왕족이면서도 안동 김씨의 세도 때문에, 젊은 시절에 어려운 생활을 하였다.

그는 정권을 잡자, 안으로 왕권을 확립하고, 밖으로 외세의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자 과감한 개혁을 실시하였다.

먼저 세도가의 무리를 없애고 인재를 고루 뽑아 썼으며, 당파의 본거지인 수백 개의 서원을 몇 개만 남기고 모두 없애버렸다. 양반들의 반대 소리가 높았으나, 흥선 대원군은 백성에게 해를 끼치는 자는 누구라도 용서할 수 없다고 강경하게 나서니, 양반들도 그 기세에 꺾이고 말았다.

흥선 대원군은 양반들에게까지 세금을 내도록 하는 과감한 정책을 밀고 나갔으며, 사치 풍조를 엄금하였다. 나아가, 왕실의 위엄을 세우기 위하여, 임진왜란 때 타 버려 오랫동안 폐허가 되어 있던 경복궁을 다시 지었다.

한편, 서양 여러 나라는 이 때에 더욱 국교 맺기를 졸랐으나, 흥선 대원군은 그들의 요구를 거절하고, 천주교를 더욱 억압하였다.

이에 프랑스 함대는 천주교 박해를 구실로 강화도를 공격하여 상륙하니, 양헌수가 이끄는 군대가 나아가 이를 물리쳤다.

또, 같은 해에 미국 상선 한 척이 대동강을 거슬러 오자, 백성들이 이를 불태워 버렸다. 이 일의 책임을 따지고자 몇 년 후 미국 함대가 강화도를 공격하였으나, 우리측 수비병의 포격을 받고 물러갔다.

두 번이나 서양 함대를 물리치고 난 대원군은, 자신을 얻어 외국에 대해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이게 되었다.

대원군이 10년 동안 과감하게 개혁을 추진하여 나가는 동안 반대 세력도 많아졌다.

대원군이 물러나고 반대 세력이 정권을 잡게 되자, 외교 정책에도 변화를 가져와, 외국과 국교를 맺고 외국 문화도 받아들여 근대 국가로 발전시키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마침내 일본의 끈질긴 요청에 의하여 1876년, 강화도 조약을 맺고, 우리 나라는 부산, 원산, 인천 등의 항구를 열고 일본과 통상을 시작하였다.

이어서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등과도 조약을 맺으니, 이로써 우리 나라는 국제 무대에 등장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