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후생 시설의 근대화

근대적 의료 기술의 도입은 미국인 선교사 알렌(Allen)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그는 우리 정부의 후원을 얻어 광혜원을 설립하였다. 그 후, 세브란스(Severance)가 서울에 최초로 사립 병원을 차렸으며, 이에 자극되어 정부에서도 전국 10여 개 중요 도시에 자혜 병원을 설립하였다. 또, 1907년에 세워진 대한 병원에는 의학부, 약학과, 간호과를 부설하여 의학 교육을 실시하였다. 지석영은 1879년 우두법을 체득하여, 이의 보급에 헌신함으로써 국민 보건에 커다란 공헌을 남겼다. 그리고, 개화 문명의 도입과 인구의 증가에 따라 서울에 상수도 시설이 갖추어졌고, 창경원에 동물원, 식물원이 설비되고, 공원도 생겨났다.

통신 시설의 근대화

갑신정변의 소란 가운데 우체 사무의 개시는 중단되었으나, 1885년에 건설된 서로 전선으로 전신 사업이 시작되었고, 1877년 전보 총국 개설, 전보 장정과 한글 전신 부호의 제정을 보았다.

1900년 통신원이 독립되고 만국 우편 연맹에 가입함으로써 우리 나라 우체 사무는 본격화하게 되었다. 전화는 이미 1898년 궁내와 정부 각 기관에 개설되었으며, 1902년에는 처음으로 서울과 인천 간에 장거리 전화가 가설되었다.

교통⋅운수의 근대화

근대 과학 문명의 도입에 따라서 교통 운수 수단의 근대화도 촉진되었다. 최초로 건설된 철도는 1899년에 개통된 경인선이었으며, 이어 1904년에 경부선, 이듬해에 경의선이 완성되어 남북의 종관 철도의 완성을 보았다. 이 밖에, 초기에 완성된 마산선, 경원선 등이 있었는데, 철도 시설은 주로 조선 침략의 신경로 개척에 힘쓰던 일본에 의하여 추진되었다.

한편, 1898년 콜브란(Collbran)은 왕실의 원조하에 한성 전기 회사를 설립하고, 이듬해에 서울에 전차를 운행하였으며, 도성 내에는 전등도 가설하였다. 해상 운수, 교통 수단으로는 1882년 화륜선이 도입되고, 1889년에는 기선 회사가 설립되었다. 교통 기관의 확충에 따라 1906년 치도국을 두어 공로 행정을 주관하게 하였다.

경제 조직의 근대화

국가 재정의 기초가 되는 양전 사무를 주관하는 양전국을 설치하여 토지를 측량하게 하였고, 그것을 토대로 13등급의 지세 제도를 마련하였는데, 모든 세납을 근대적 수납 방법인 금납제로 실시하게 된 것은 갑오경장 때의 일이었다. 한편, 갑오경장 때에 탁지아문을 두어 국가 재정을 일원화하고 예산 재정을 지향하게 되었으며, 무질서한 통화 제도를 개혁하여 은본위제에 입각한 화폐 제도를 확립하였다. 또, 도량형의 정리도 단행하였다. 그러나, 근대적 경제 생활에 어두웠던 탓으로, 1877년 일본 제일 은행에게 중앙 은행의 역할을 맡겨 일제의 금융 침투의 길을 터 주었음은 큰 실책이었다. 그러나, 일본 자본의 침투에 대항하여 민족 자본에 의한 천일 은행, 한성 은행, 한일 은행 등이 설립되었다.

근대적 산업 활동의 전개

산업 각 분야에 있어서도 근대화의 움직임이 활발하였다. 국가의 대본이라는 농업에 있어서는 농업 기술 기관으로 1906년 수원에 권농 모범장, 서울에 원예 모범장 등 전국 6개소에 종묘장이 설치되고 농림 학교가 생겼다. 한편, 수리 조합의 건설이 시작되고 황무지 개간이나 인삼 재배, 양잠에도 새로운 진전이 있었다. 1908년에는 측후소가 설치되어 농업과 어업에 편의를 주게 되었다. 종래 소홀하였던 지하 자원 개발도 광업법의 개정에 따라 활기를 띠게 되었다. 또, 산림 보호를 위하여 삼림법이 제정되었으며, 영림창을 설치하여 압록강, 두만강 상류의 원시림 개척에 착수하였다. 삼면이 바다인데도 우리 나라의 어업 활동은 매우 부진하였고, 그나마 1883년의 통상 장정에 의하여 일본 어민들의 침해가 컸다. 이 무렵부터 주안, 광량만 등에서 천일 제염이 시작되었다. 1907년에 공업 전습소가 설립되었으나, 근대적 일용품의 대부분은 일본에서 수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