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기 무력으로 중국을 정복하여 통치한 몽고족의 원나라도 경제 정책의 실패와 중국 민족의 항쟁에 의하여 14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부터 약화되어 갔다. 특히, 농민층의 지지를 받아서 반원 항쟁에 큰 구실을 하였던 백련 교도가 일으킨 홍건적의 난은 원의 중국 지배를 마비시켰다. 이 난을 지휘하던 주원장은, 드디어 여러 반원 세력들을 통합하고 반원 세력의 중심지이던 강남의 금릉(지금의 난징)에서 한족 국가의 명 왕조를 건국하였는데(1368), 이가 곧 명 태조인 홍무제이다.

종래 중국에서는 중요한 왕조의 흥망이 정치, 경제의 중심지였던 북중국에서만 있어 왔다. 그러나, 명은 강남의 양쯔 강 유역을 세력 기반으로 하여 건국되었다.

강남은 송대부터 경제적 발달이 촉진되어 중국 경제의 중심지로 성장하였고, 아울러 원나라의 중국 통치기에 가장 혹독한 탄압과 착취를 당하였으므로, 반원적인 저항의 중심지로 되었기 때문이었다. 명은 농민 세력뿐만 아니라, 강남 지방의 반원적인 사대부층의 적극적인 호응에 의하여 성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