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인들은 말레이 반도의 말래카를 점령하고(1511), 그 일대의 해상권을 장악하였다. 이 말래카는 명의 남해 원정 이후 중국에 복속된 조공국이었다. 또, 에스파니아도 1563년 필리핀을 점령하였는데, 이 필리핀도 중국의 조공국이었다. 그러나, 국력이 약해진 명은 이 유럽 세력들을 어찌할 수 없었다.

그 뒤, 17세기 초에 네덜란드가 동인도 회사로 하여금 해상권을 탈취하게 한 뒤 동남 아시아의 향료 무역권을 독점하였으나, 영국과의 식민지 쟁탈전에서 패하여 자바 섬과 그 일대만을 식민지화하는 데 성공하였다. 영국도 동남 아시아의 식민지 경쟁에 적극성을 보였으나, 말레이 반도의 남단과 보르네오의 북부만을 차지하는 데 멈추고, 인도와 버어마의 경영에만 주력하였다. 이 밖에도 인도의 경영에서 영국에 패한 프랑스가 인도차이나를 식민지로 만들고, 미국도 필리핀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네덜란드와 영국이 동남 아시아에 진출하자, 일찌기 이 지역에서 세력을 누렸던 포르투갈과 에스파니아는 대부분의 근거지를 빼앗기고 말았다. 또, 프랑스와 미국 등이 다시 여기에 참가하자, 동남 아시아는 열강에 의하여 재분할되게 되었다. 따라서, 이슬람 세력의 남하에 저항한 힌두 교의 여러 나라들도 한때 번영하였으나, 열강의 힘에 굴복하여 전 지역이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