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 대전에서의 연합국의 승리는 자연 민주주의의 발전을 가져오게 되었다. 독일, 오스트리아, 투르크에서는 제정이 무너지고 공화국이 수립되었으며, 신생 국가도 대부분이 민주주의 헌법을 채택하여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의 수가 증가하였다. 이와 동시에 선거권에 대한 제한이 차차 없어지면서 선거권이 확대되어, 남녀 평등의 보통 선거가 실시되게 되었다. 이리하여, 19세기에 유산 계급에 제한되었던 민주주의는 이제 대중에게까지 선거권이 부여됨으로써 한충 더 발전하게 되었다.

한편, 자본주의와 자유 방임 정책의 모순도 차차 시정되고, 특히 1929년의 세계적인 경제 공황 이후에는 각국이 자유 방임 정책을 포기하거나 크게 수정함으로써, 복지 국가의 개념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경제 활동에 대한 국가의 통제와 간섭이 증가하는 한편, 노동자의 단결과 정치 참여도 촉진되어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당의 활동도 커졌다.

그러나, 민주주의 국가의 현실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신생 국가의 민주주의는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여 동요하고, 민주주의가 뿌리를 박은 나라도 세계 대전의 피해 등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에 당면하여 시련을 겪게 되었다.

일찍부터 의회 정치가 발달한 영국에서는 대전 후 선거권이 계속 확대되더니, 모든 성년 여자에게도 선거권이 주어지게 되어, 남녀 평등의 보통 선거가 실시되게 되었다. 이러한 선거권의 확대와 더불어 자유당의 세력이 기울어지고, 1901년에 결성된 노동당이 진출하여 정권을 잡기도 하였다. 대전 전에 자치령이 되었던 영국의 주된 식민지는 대전 후 거의 완전한 독립 국가가 되어 1931년에 영국 연방을 조직하고, 아일랜드도 1937년에는 완전히 독립하여 에이레 공화국이 되었다.

전승국 중에서 대전의 피해를 가장 많이 입었던 나라는 프랑스였고, 따라서 전후의 정치 정세나 경제는 많은 어려움에 당면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피해도 차차 회복되고 정국도 안정되어 갔다. 경제 공황의 영향도 다른 나라에 비하여 작은 편이었으나, 그래도 1932년 이후 경제 상태는 악화되고 정국도 어지러워졌다. 1936년 블륌을 수반으로 인민 전선으로 알려진 좌익 정당의 연합 정부가 수립되어 경제 개혁을 비롯한 난국의 타개에 나섰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였다. 한편, 식민지 문제에 있어서도 영국과 같은 개편 작업이 행해지지 않아, 식민지의 민족주의와의 갈등의 불씨를 안고 있었다.

미국도 손실이 적지 않았으나 전후에 보다 더 큰 번영을 누리게 되었다. 전쟁 중에 미국은 연합국에 전비와 물자를 공급하여 채권국이 되고, 전후에는 세계의 상업과 금융을 지배하게 되었다. 윌슨 대통령이 물러난 뒤 정권을 잡은 공화당은 대외적으로 고립주의 정책을 취하였으나, 국제 정치에서의 지도적 지위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렇듯 강대해져서 번영을 누리던 미국에서 1929년 초 갑자기 경제 공황이 일어나고, 그것은 마침내 전 세계에 파급되어 여러 나라가 심한 경제적 타격을 받았다.

1933년 대통령으로 당선된 민주당의 루우스벨트는 공황의 대책으로서 ‘뉴우 디일’ 정책을 실시하였다. 그 주된 내용은 고용 증대와 생산의 조절, 그리고 실업자 구제를 골자로 한 산업 부흥업과 농민 구제를 위한 농업 조정법이었다. 이 밖에, 테네시 계곡 개발 공사 등 공공 사업을 일으켜 실업자 구제를 도모하고, 1936년 재선된 다음에는 노동자의 단체 교섭, 실업 보험, 최저 임금제 등 사회 복지 정책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뉴우 디일 정책은 미국이 자유 방임주의를 포기하였음을 말하여 주며, 경제 활동에 대한 중앙 정부의 권한이 증대하고 복지 사회를 지향하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루우스벨트는 대외 정책에서도 고립주의를 완화하고, 국제 협조를 지향하는 동시에 남 아메리카 여러 나라에 대해서도 선린 정책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