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라는 말은 사람에 따라 다양한 뜻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과거에 있었던 사실’과 ‘조사되어 기록된 과거’라는 두 가지 뜻을 지니고 있다. 즉, 역사는 ‘사실로서의 역사(history as past)’와 ‘기록으로서의 역사(history as historiography)’라는 두 측면이 있다. 전자가 객관적 의미의 역사라면, 후자는 주관적 의미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사실로서의 역사는 객관적 사실, 즉 시간적으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어났던 모든 과거 사건을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역사는 바닷가의 모래알 같이 수많은 과거 사건들의 집합체가 된다.
기록으로서의 역사는 과거의 사실을 토대로 역사가가 이를 조사하고 연구하여 주관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역사가의 가치관과 같은 주관적 요소가 개입하게 되며, 이 경우 역사라는 말은 기록된 자료 또는 역사서와 같은 의미가 된다.
우리가 역사를 배운다고 할 때, 이것은 역사가들이 선정하여 연구한 기록으로서의 역사를 배우는 것이다.
동양의 역사 연구
동양에서는 역사학이 정책을 입안하는 데 이론적 근거와 참고 자료를 마련하기 위하여 연구되었다. 동양에서는 역사학의 제1차적인 목적을 귀감에서 찾는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역사책은 거울 감(鑑)자를 쓴다. 우리 나라에서는 서거정의 동국통감, 중국에서는 사마광의 자치통감, 주희의 통감강목, 원추의 통감기사본말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