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의 중원 통일

당이 망하자 절도사의 세력이 지방 세력으로 변하여 여러 나라가 번갈아 패권을 잡더니 조광윤(趙匡胤)이 송을 세웠다. 고려와 거의 같은 시기에 일어난 송은 과거의 문벌 정치를 버리고 과거 제도를 철저하게 시행한 결과 유학이 크게 발달하였다.

그러나 지나친 문치 중심으로 무력이 약하여 거란과 여진의 계속적 침입에 시달리는 괴로움을 겪게 되었다. 한편 요⋅금 그리고 서하에 대한 무거운 공물의 조달과 전쟁 비용으로 재정이 어려워지게 되자, 부국 강병을 위한 개혁 운동이 일어나게 되었다.

왕안석(王安石)이 국가 재정과 군비의 충실을 꾀하고자 균수법(均輸法)⋅청묘법(靑苗法)⋅시역법(市易法)⋅모역법(募役法)⋅보갑법(保甲法)⋅보마법(保馬法)이라는 새로운 법들을 만들었으나 실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만주에서 일어난 금(金)에게 쫓기어 남쪽으로 이동하게 되었다(1127).

남쪽으로 옮겨간 송 나라는 강남을 개발하고 금과의 외교도 잘 조절하였으나 북송 시대 모양으로 당파 싸움이 그치지 않아 정치는 다시 혼란 상태로 들어갔다.

송의 생활

송 나라 시대에는 농업 기술이 매우 발달하였으며 소작 제도가 생겨났다. 차를 많이 생산하여 티벳⋅몽고⋅만주 등지에 팔았으며 도자기도 잘 만들었다.

외국 무역이 성하여 아라비아와 인도 방면에서 배가 많이 들어와서 꽝뚱(廣東)⋅닝뽀(寧波) 항구 등에 머물고, 우리 나라와도 교역이 잦았다. 주전(鑄錢)이 부족할 정도로 화폐가 널리 씌어졌으며 각지에 많은 도시가 생겼다. 철과 소금은 전매 제도를 써서 국가의 수익을 올렸다.

송의 문화

송은 정치면에서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문화는 크게 발전하였다. 남송 이후에는 주자학(朱子學)이 성하여 유교 사상을 철학적으로 정돈하고 정치 윤리의 근본을 세워 임금과 신하의 도리를 설명하였다. 한편 육상산(陸象山)이 나타나 주자학과는 다른 각도에서 유학을 발전시켰다.

문예에 있어서는 구양수(歐陽脩)⋅소식(蘇軾) 등이 유명하며 자치 통감(資治通鑑)을 쓴 사마광(司馬光)도 이 때의 사람이다.

그림에는 문인화(文人畵)가 유행하고 출판이 성하여 10세기 경에는 목판 인쇄가 널리 보급되어 우리 나라 등지에 많은 책을 보냈다. 화약과 나침반도 서양보다 먼저 발명하였다.

몽고 제국

아시아 내륙의 한 유목민으로서 씨족을 단위로 유랑 생활을 해 오던 몽고족을 통합한 테무친(鐵木眞)이 쿠릴타이에서 추대되어(1206) 한(汗)의 제위에 올라 몽고를 건국한 뒤, 금을 정벌하였다. 다음 태종과 헌종 때에 바투(拔都)와 훌라구(旭烈兀)의 원정으로 인도⋅남부 러시아에까지 세력을 넓혔다. 알렉산더의 제국 이래 가장 넓은 땅을 다스리게 된 몽고는 네 개의 한국(汗國)을 세워 왕자로 하여금 통치케 했다.

쿠빌라이(世祖)는 뻬이징을 본거지로 원 나라를 다스리는 한편 고려와 일본 등 동부 아시아 지방에 세력을 펴고자 하였다.

몽고족은 중국 대륙을 지배하면서도 중국 문화에 동화되지 않고 몽고 문자와 몽고 풍습을 지키며 한 민족을 관리로 쓰지 않았다. 몽고인 다음에는 색목인(色目人)이라고 불리는 새외 민족(塞外民族)을 우대하여 일종의 지역별 신분 제도를 폈다.

몽고는 영토가 넓어 동서 문화를 교류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하였고 마르코폴로는 원에 머물다가 고국으로 가서 아시아를 소개하였다.

또한 천문학⋅수학과 같은 자연 과학이 아라비아에서 들어왔다. 예술은 발달하지 못하고 서상기(西廂記)⋅수호전(水滸傳) 등 대중 소설이 유행하여 일반인에게 보급되었다.

14세기부터 원의 세력이 쇠약해지자 몽고족의 지배에 불만을 품은 한 민족의 반란이 잇달아 일어났는데, 그 가운데서 강남의 주원장(朱元璋)은 1368년에 원을 넘어뜨리고 명(明) 나라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