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에 시달리는 중국

1885년 이후 유럽 여러 나라의 세력은 중국에 모여 들었다. 재정이 곤란한 청 나라 왕실에 돈을 꾸어 주고, 철도⋅광산 등의 권리를 빼앗고 쟈오조우⋅뤼순⋅따렌⋅꽝조우 만 등을 차례로 차지하였다. 한편 러일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과, 필리핀을 차지한 미국이 한몫 끼어 들면서 중국은 외국 세력의 침략 경쟁터가 되었다.

캉유웨이(康有爲)는 입헌 군주 제도로 고치자는 의견을 내세우고 정치의 개혁을 시도하였으나 시태후(西太后)를 중심으로 한 구세력의 반대에 부딪쳐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민중들의 외국 세력에 대한 반감은 날로 높아져 1899년에는 의화단(義和團) 사건이 일어나서 8개국이 공동 출병하여 군대를 주둔시키니 청은 더 어지럽기만 하였다.

중화 민국의 성립과 국민 운동

청 나라는 기울어져 가는 세력을 바로 잡으려고 정치 제도의 개혁을 꾀했으나 때가 늦었다. 쑨원(孫文)은 무능한 정부를 공격하고 혁명 운동을 일으켰으며 삼민주의(三民主議)를 부르짖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민주주의적 이론을 내세웠다.

1911년에 폭동이 일어나자 정부에서는 군대를 보냈으나 이들도 혁명에 가담해 버리니 드디어 청 나라는 이듬해인 1912년에 쓰러지고, 중화 민국이 탄생하였다. 이것이 신해 혁명(辛亥革命)으로서 중국에 전제 군주제가 끝나고 공화 정치가 새로이 나타난 것이다.

새 정부는 국회를 열고 헌법을 정하고 쑨원이 임시 대통령이 되었으나, 북쪽에서는 군벌이 따로 정부를 세우는 기세를 보였으므로 위안스카이(袁世凱)에게 대통령직을 넘겼다. 위안스카이는 혁명파와 뜻이 맞지 않았고, 또한 정부를 잘 이끌어 나가지 못하였으므로, 중국은 또 다시 혼란 속에 들어갔다. 한편 여러 나라의 세력은 그대로 머물러 있었고 오히려 군벌들에게 무기와 돈을 공급하여 내란을 부채질하였다.

제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자 일본은 무도하게도 재빨리 위안스카이에게 21개조의 요구 조건을 내세우고 여러 가지 이권을 얻었고, 잇달아 여러 나라들이 몰려 들어와 중국을 괴롭혔다.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나자 자주 독립을 부르짖으며 21개조의 철폐 등을 파리 강화 회의에 요구하였으나, 실패하자 중국의 학생들은 일본 배척 운동과 자주권의 보장을 위한 시위 운동을 맹렬히 벌이게 되었는데, 이것을 5⋅4 운동이라고 한다(1919년).

5⋅4 운동은 우리 나라 3⋅1 운동이 일어난 두 달 후에 있었던 자각 운동으로서 천뚜슈(陳獨秀)를 중심으로 한 계몽 운동에 영향을 받았다. 그 뒤에 나타난 후스(胡適)⋅루신(魯迅)의 백화 문학(白話文學)은 중국 문학에 새로운 기풍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낡은 제도를 버리고 과학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데 공헌한 바 컸다.

국민 정부의 통일

중화 민국이 성립되었으나 군벌(軍閥)이 여기 저기에서 일어나 북쪽 지방은 매우 어지러웠다. 이들은 남쪽의 혁명파와 갈라져서 쉬스창(徐世昌)을 중심으로 뻬이징 정부를 세우고 쑨원의 꽝뚱 정부와 대립하였다.

쑨원의 삼민주의를 이어 받은 쟝졔스(蔣介石)는 국민 정부를 조직하고(1926) 북벌을 단행하여 북경 정부의 장쭤린(張作霖)을 만주로 쫓아 내고 혁명 후 15년 만에 중국을 통일하였다.

이 때부터 마오쩌뚱(毛澤東)이 이끄는 공산당이 일어났는데, 국민 정부는 외세의 침략을 막는 한편 공산당을 토벌해야만 되었다. 이와 같이 안팎으로 어지러운 가운데서도 국민 정부는 양쯔 강 유역에 경공업 지대를 발달시키면서 나라의 기틀을 잡아 나갔다.

인도의 독립 운동과 중동 지방

오랫 동안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는 제1차 세계 대전 후 자치령이 될 것을 기대하였으나 영국이 약속을 어겼으므로, 간디가 중심이 되어 독립 운동을 일으켰다. 4억의 인구, 이슬람교와 힌두교의 대립, 700가지를 헤아리는 언어의 사용 등, 인도가 지닌 약점을 이용하여 영국은 인도의 근대화를 막으며 자기 본위의 식민 정책을 폈다.

인도는 1905년에 국산품 애용을 부르짖는 스와데시 운동을 일으켜 비협력과 독립을 슬로우건으로 내걸고 영국과 싸웠다. 제1차 세계 대전 후에 영국은 인도 사람을 관리나 장교로 쓰기는 하였으나 선거권을 주지 않았고 심한 탄압을 가하였으므로, 간디의 무저항주의(無抵抗主義) 운동은 더욱 크게 일어났다.

이러한 민족 운동은 인도에서부터 인도차이나, 타이 등지에까지 번져 갖다. 인도네시아에는 민족 운동을 위한 정치 단체가 생겨나고, 인도차이나에서는 프랑스의 동화 정책에 반대하는 운동이 일어났다. 타이는 원래 나라 이름이 샴이었는데, 입헌 군주국이 되어 나라 이름도 타이로 바뀌었다.

터어키와 이집트

제1차 세계 대전의 패배로 말미암아 영토가 줄어 들고 전쟁의 피해를 복구하지 못한 터어키는 1922년에 케말파샤가 나와 혁명을 일으키고 공화국을 세웠다. 새 공화국은 제정 일치(祭政一致) 제도를 버리고 로마 문자를 채용하는 한편 교육 제도도 개혁하였다.

이집트는 1922년에 영국으로부터 자치를 얻었으나 영국의 세력이 그대로 뿌리 깊이 남아 있어, 자주성이 없었으므로 계속 민족 운동이 일어났다.

독일의 세력이 물러간 서남 아시아에는 영국과 러시아의 양해 아래, 아프가니스탄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두 독립 국가가 탄생하였고 페르시아도 1925년에 입헌 군주국이 되었다.

이와 같이 아시아에서도 제1차 세계 대전 후 새 독립 국가들이 나타나서 전제주의의 세력으로부터 풀려나고, 생활 수준이나 문화도 높아졌으나, 자주성을 가지고 다른 나라와 겨룰 수 있을 만한 나라로 발전하지는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