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우리의 민족사를 공부하고 나서 무엇을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인가? 또, 우리 민족의 긴 역사를 통해서 우리들은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

우리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의 모습과 능력을 바로 이해하고 확신하며, 우리가 오늘날 이 자리에 있게 된 이유와 의의를 옳게 깨닫고, 이것이 우리 민족사의 흐름이라는 것을 마음 속 깊이 가다듬어 앞날의 역사 전개에 이바지할 수 있는 태도를 길러야 할 것이다.

우리의 오랜 역사를 돌이켜볼 때, 자랑하고 보여 주고 싶은 일도 많았으나, 부끄러워 감추고 싶은 역사의 모습도 있다. 또, 이민족의 침략으로 민족이 고통을 받고, 심지어는 주권을 상실한 때마저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이 부끄럽기만 하다면 이 세계에 남아 있을 민족이 없다.

우리가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 민족은 우리 국토와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을 끝까지 지켜 왔고, 외래 문화를 수용하고 이를 슬기롭게 조화시켜 민족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는 점이다.

이민족의 침략을 부끄러워하기 전에, 그 침략을 맞아 민족의 전통을 지키고 고유 문화를 간직할 수 있었던 민족의 끈기 있는 힘을 자랑하고, 우리가 오늘날 존재하며 민족 문화를 계승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느껴야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의 슬기와 힘을 확신하고, 민족사에 대한 자부심과 우리 민족 문화에 대한 긍지를 지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일제의 주권 침탈에 대항하여 거족적인 독립 투쟁을 벌였던 3⋅1 운동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또, 근대 민족주의 정신과 자유 민주주의 신념은 대한 민국 임시 정부의 수립으로 나타났고, 끈질긴 무장 독립 투쟁을 벌인 독립군의 투쟁과 광복군의 항전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계속적인 민족의 투쟁이 1945년 광복으로 우리에게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공산주의자들의 무력 적화 야욕을분쇄하고 그 시련을 극복하였다.

오늘의 대한 민국은 근대 이후, 우리 민족이 꾸준히 추구해 온 근대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한 자주적 주권 국가로서, 민주 복지 사회와 정의로운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고,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평화적 남북 통일이라는 인도적이고도 민족사 발전에 있어서 당위적인 것을 목표로 하는 자유 민주 국가이며, 또 국민적 총화로 뭉쳐진 국가라는 점에서 바로 민족사적 정통성을 지니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깨달음에서, 대한 민국의 정통성을 인식하고, 우수한 민족의 역 사적 전통과 문화 민족으로서의 긍지와 창조적 능력을 확신하며, 민족적 자부심을 가지고 새 역사 창조에 이바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