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국왕은 국내에 정치적인 기반이 없었으므로 즉위 후에는 원에서 자신을 보필했던 측근들을 관리로 임명하는 정치를 폈다. 그러나 원의 간섭으로 왕위가 자주 바뀜에 따라 정치 세력의 교체가 빈번하여 지속적인 정책을 펼 수 없었다. 이에, 원의 세력을 등에 업은 군인, 역관, 환관 출신 인물이나 그 친척들이 새로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하였다. 이들을 권문세족이라 한다.
권문세족은 백성들의 토지를 빼앗아 농장을 경영하고, 가난한 백성들을 노비로 만들어 농장을 경작하게 하였다. 이 때문에 조세를 내야 할 백성들이 줄어들고, 국가의 조세 수입도 감소하여 나라의 재정이 매우 궁핍해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선왕은 정치⋅경제 제도를 개혁하려 했으나 실패하였고, 충목왕도 개혁을 추진하였으나 역시 실패하였다. 이는 고려의 국왕이 원의 조종과 간섭을 받고 있었으므로 개혁을 철저하게 시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치 세력이 자주 바뀌어 개혁 추진 세력이 미약하였던 것도 개혁이 성공할 수 없었던 또 다른 원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