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국사 교과서
  • 개화기 및 대한제국기
  • 대동청사 1책
  • 중고사(中古史) - 제2편 부여족(扶餘族)의 웅비(雄飛) 시대
  • 제14장 내란(內亂)의 시대
  • 제1절 이자겸(李資謙)과 서경(西京)의 반란

제1절 이자겸(李資謙)과 서경(西京)의 반란

예종(睿宗)이 돌아가신 후 이자겸이 인종(仁宗)을 받들어 왕위에 세웠는데, 이자겸은 인종의 외조부였다. 왕의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이자겸이 국정(國政)을 마음대로 하고 자신의 딸을 왕후(王后)로 들였다. 이에 이자겸의 족당(族黨)이 조정에 가득 찼으며, 또 이자겸은 군사상의 기무와 국가의 중대사를 홀로 결정하면서 거리낌이 없었기 때문에 왕이 그를 싫어하였다. 내시(內侍) 김찬(金粲)과 녹사(錄事) 안보린(安甫鱗) 등이 왕의 뜻을 알고는 지녹연(智祿延)과 함께 모의하여 이자겸과 그의 당여(黨與)인 척준경(拓俊京) 등을 주살하고자 하였다. 이에 먼저 척준경의 동생인 척준신(拓俊臣)을 궁궐 안에서 죽이자 이자겸과 척준경이 크게 두려워하여 궁궐에 불을 지르고, 왕을 위협하여 이자겸의 사저(私第)로 옮기게 하였다. 이자겸은 또 독약으로 왕을 시해하고자 하였는데, 왕후가 그 약이 담긴 그릇을 엎어 버려 왕이 화를 면하게 하였다.

이후에 척준경과 이자겸의 사이가 벌어지자 왕이 척준경에게 밀지(密旨)를 내려 왕실을 구원하라고 하였다. 이때 마침 이자겸이 병사를 일으켜 궁궐을 침범하니, 척준경이 왕을 구출하고 이자겸을 붙잡아 영광군(靈光郡)으로 유배를 보냈다. 그 후에 척준경이 또다시 그 공을 믿고 권력을 마음대로 부리므로 전날의 죄를 물어 암타도(巖墮島)【지금의 지도(智島)에 속한다.】로 유배를 보내니, 이로써 이자겸과 반란을 일으킨 무리가 모두 진압되었다. 그러나 이후에 왕이 음양 화복(陰陽禍福)을 말하는 설에 미혹되어 다시 서경의 반란을 일으키게 하였다.

음양 화복의 설은 신라(新羅)의 승려 도선(道詵)이 그 단초를 열었으며, 이에 따라 숙종(肅宗)이 남경(南京)【지금의 한양(漢陽)】을 건설하고 예종은 용언궁(龍堰宮)을 창건하였다. 이때에 이르러서는 서경의 승려 묘청(妙淸)과 일관(日官) 백수한(白壽翰) 등이 음양의 비밀스러운 술수로써 왕을 설득하여 서경에 도읍을 건설하면 천하를 모두 병탄하게 된다고 하므로 왕이 이에 미혹되어 서경에 여러 차례 행차하였다. 묘청 등이 큰 떡 안에 기름을 채워 넣고 대동강(大同江)에 가라앉히자 그 기름이 수면으로 올라와서 오색구름이 서린 것처럼 보였다. 이에 묘청은 신룡(神龍)이 침을 토해 내어 구름을 만들었다고 하면서 백관(百官)에게 표문(表文)을 올려 축하하게 하라고 청하였다. 왕은 그것이 속임수임을 알았으나, 묘청을 주살하지 못하였다. 묘청이 또 역모를 꾸미고자 하여 왕에게 서경으로 행차할 것을 요청하였는데, 왕이 이를 듣지 않았다. 이에 묘청이 유참(柳旵)⋅조광(趙匡) 등과 더불어 서경에서 반란을 일으켜 나라 이름을 천위(天爲)라고 하고 연호(年號)를 세워 천개(天開)라고 하였으며, 절령(岊嶺)【황주(黃州) 자비령(慈悲嶺)】의 길을 막고 여러 성(城)에서 병사들을 징발하였다.

왕이 평장사(平章事) 김부식(金富軾) 등을 보내어 정벌하게 하니, 김부식이 우회로를 통해 안북부(安北府)에 이르러 군대를 주둔시키고, 막료(幕僚)를 서경으로 보내어 타일렀다. 이에 조광이 묘청과 유참을 목 벤 후 윤첨(尹瞻)으로 하여금 가서 그들의 머리를 조정에 바치게 하였다. 그러나 재상(宰相) 문공인(文公仁)과 최유(崔濡) 등은 김부식이 공을 세우는 것을 시기하여 도리어 윤첨 등을 감옥에 가두었다. 조광이 이 소식을 듣고 다시 반역을 하므로 김부식이 힘을 다해 공격하였다. 해를 넘겨서 적당을 모두 격파하고 조광 등은 자살을 하니, 서경이 비로소 평정되었다.

인종은 성품이 자애로웠으나 우유부단하여 이자겸과 묘청의 난을 초래하였다. 그러나 오직 학문을 좋아하고 예로써 스승을 섬겼으며, 절약과 검소함을 숭상하여 연회를 줄이고 궁중 관사의 수를 감소시켰다. 또 이웃 나라와의 교의를 잃지 않았기 때문에 변경 지역이 오래도록 아무 일이 없었다.


개요
팝업창 닫기
책목차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페이지상단이동 오류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