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乙巳)
최치원(崔致遠)이 당(唐)나라로부터 돌아왔다. 최치원은 나이 12세에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당나라에 들어가 어진 스승을 찾아 학문에 힘써 18세에 시어사 내공봉(侍御史內供奉)이 되었다. 그 때 황소(黃巢)가 반란하자 최치원은 고변(高騈)의 종사관이 되었는데, 격문과 장첩(狀牒)이 모두 그의 손에서 나왔다. 황소가 격문에 “오로지 천하 사람들이 모두 너를 찾아 죽일 것만 생각할 뿐 아니라 또한 땅속의 귀신도 이미 몰래 죽일 것을 의론하고 있다.”는 구절을 보고 탄식하니 이로부터 명성을 천하에 떨쳤다. 이때에 이르러 귀국하니 그의 나이 28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