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甲子) 10년이다.

폐비 윤씨(尹氏)를 추숭(追崇)하였다.

○ 4월에 대왕대비(大王大妃) 한씨(韓氏) 【덕종 왕비(德宗王妃)이다.】 가 승하하니 시호를 소혜(昭惠)라 하였다. 【경릉(敬陵)에 장사지냈다.】

○ 전(前) 안음 현감(安陰縣監) 정여창(鄭汝昌)이 죽었다. 정여창은 자(字)가 백욱(伯勖)이고 호(號)는 일두(一蠹)이며, 하동(河東) 사람으로 김종직(金宗直)의 문인(門人)이다. 성종(成宗)대에 학행으로 천거되어 관직을 제수하였으나 나아가지 않다가 과거에 합격하여 벼슬길에 나아갔는데, 무오사화(戊午士禍)가 일어나자 연좌되어 종성(鍾城)으로 귀양갔다. 이때에 이르러 죽으니 나이 55세였다. 【시호는 문헌(文獻)이다.】

○ 김굉필(金宏弼)을 죽였다. 김굉필은 자는 대유(大猷)이고 호는 한훤당(寒暄堂)이며, 서흥(瑞興) 사람으로 김종직의 문인이다. 성종대에 학행으로 천거되어 관직을 제수받았고, 무오사화가 일어나자 매를 맞고 순천(順天)으로 유배되었다. 이때에 이르러 무오(戊午) 당인(黨人)에 대한 형벌이 더해지면서 마침내 사형을 당하였다. 나이 51세였다. 【시호는 문경(文敬)이다.】

○ 죽은 남효온(南孝溫)에게 죄를 주었다. 남효온의 호는 추강(秋江)이다. 남효온이 소릉(昭陵)의 【문종 왕비(文宗王妃) 권씨(權氏)의 능이다.】 복위를 청한 죄를 이때에 이르러 다시 논하여 부관참시(剖棺斬屍)하였다. 【세조(世祖)대에 소릉을 폐하였는데 성종대에 남효온이 상소하여 복위를 청하였으나 듣지 아니하였다.】

○ 명하여 여러 도(道)의 각 고을에 창기(倡妓)를 설치하도록 하였는데 운평 악공(運平樂工)이라 불렀다. 운평 300인을 골라 궐내로 불러들여 매일 음란한 놀이를 일삼았다.

○ 내도성(內都城)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