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金俊)의 방자함이 날로 심하였다. 아들 김애(金皚)가 일찍이 진상한 내선(內膳) 두 척을 빼앗아가자 왕이 더욱 미워하였다. 김준이 추부(樞副) 임연(林衍)과 함께 최의를 죽이고 서로 사이가 매우 좋았다. 얼마 후에 틈이 생기게 되면서 임연이 몰래 왕의 행신(幸臣)과 결탁하였다. 행신이 왕에게 말하기를, “여러 공신들이 모두 김준과 함께 친한데 오직 임연은 붙좇지 않습니다.” 하자, 왕이 임연을 충신으로 여겼다.
이에 환관 최은(崔)·김경(金鏡) 등을 시켜 몰래 임연과 모의하도록 하고, 김준을 조정으로 불러 정방(政房)으로 끌어들여 죽였다. 김준의 여러 아들과 무리들도 모두 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