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하여 몽고는 고려를 굴복시켰으며, 고종이 세상을 떠난 후 태자인 전(倎) 【원종(元宗)】 이 몽고에서 돌아와 왕위에 올랐을 때는, 세조(世祖)가 제위(帝位)에 있었다. 이때 몽고는 이미 금나라를 멸망시키고,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에 걸친 대제국이 되었으며, 국호를 원(元)으로 고쳤다. 원나라는 기세에 편승하여 다시 나아가 일본도 복속시키려고 했는데, 우선 고려 왕을 통해 국서(國書)를 올려 왔다. 그 국서의 글이 무례하여 일본은 단연코 그것을 거부했다. 원나라는 이에 대군을 동원하여 고려의 군대와 함께 규슈(九州)를 침략했다. 일본에서는 그것을 원나라의 겐코[元寇]라고 부른다. 첫 번째는 원종(元宗) 【제24대】 때로, 우리의 분에이(文永) 11년에 해당하며, 다음은 충렬왕(忠烈王) 【제25대】 때로, 우리의 고안(弘安) 4년에 해당한다. 이 두 번의 겐코(元寇)를 우리의 장병들은 잘 막아 내어 싸웠으며, 또한 구풍(颶風)이 일어났으므로, 원나라 군대와 고려 군대는 모두 완전히 패배하고, 원나라는 이로 인해 오히려 그 국력이 크게 손상되었다. 이 무렵은 바로 호조씨(北條氏)가 정권을 장악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