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시대에 최고의 전성기에 이르렀던 불교는 조선 시대 초기에도 여전히 쇠퇴하지 않았고, 태조 같이 독실하게 그것을 믿은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역대(歷代)에 유학을 장려하여 유학이 융성해지면서 불교는 갖가지 압박을 당하였으며, 그 결과 점차 쇠퇴하게 되었다. 특히 유학이 활발히 번성한 성종 무렵부터 이후로는 완전히 세력을 상실하여, 일반인들 가운데 불교를 믿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승려는 보통 사람보다도 천한 계급의 사람으로 간주되기에 이르렀다.